[6·4 지방선거] 보수 난립·진흙탕 싸움 속 조희연 '막판 역전'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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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0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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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 같았던 막판 역전극

[사진 = 방송화면캡쳐]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선거 후반까지 지지율이 10% 중반에 머물던 조희연 후보가 막판 뒷심을 발휘해 역전에 성공한 데는 보수진영의 자중지란이 큰 역할을 했다.

5일 최종 득표 현황에 따르면 진보 단일 후보인 조 후보는 2위인 보수 진영의 문용린 후보를 8.43% 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조 후보는 지난 3월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들이 주도한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해 가장 먼저 선거에 나섰지만, 초반에는 시민의 무관심과 낮은 인지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진보 성향의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가 뒤늦게 출마선언을 하면서 조 후보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그러나 윤 전 부총리가 본후보 등록 당일인 지난달 16일 진보 진영의 승리를 위해 돌연 출마를 포기함에 따라 조 후보는 진보 진영의 지지를 오롯이 받게 됐다.

반면 보수진영은 고승덕, 문용린, 이상면 세 후보가 나서면서 표를 분산시켰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 고승덕(24.25%), 문용린(30.65%) 두 후보의 득표율만 합쳐도 50%가 넘는다.

일부 보수단체가 단일화를 추진하기도 했으나 고 후보와 이 후보가 응하지 않아 단독으로 나서 추대된 문 후보는 단일후보의 이점을 얻지 못했다.

진보 진영이 결집했다고는 하나 조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직 프리미엄을 받는 문 후보와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고 후보에 밀려 좀처럼 치고 나오지 못했다.

수세에 몰린 조 후보는 지난달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고 후보의 두 자녀가 미국 영주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 후보 또한 미국에서 근무할 때 영주권이 있었다"고 공격에 나섰다.

고 후보는 "자신은 영주권자가 아니며 아이들은 전처와 결별할 때 어머니와 함께 살겠다는 의사를 존중해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조 후보 역시 자녀문제로 발목이 잡히는 듯 했다.

자립형 사립고 폐지를 주장하면서 자신의 두 아들은 외고에 보냈기 때문이다. 현역병 입영대상인 장남이 군에 입대하지 않은 것도 지적됐다.

조 후보는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건 외고가 아니라 자사고이며 장남은 대학원생 신분이라 올 연말까지 입영을 연기했는데 마치 병역문제가 있는 것처럼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전환점의 시작은 지난달 29일 조 후보의 아들 성훈씨가 다음 아고라에 아버지의 지지를 호소하는 글을 올렸을 때다. 글은 빠르게 퍼져나갔고  조 후보의 인지도도 높였다. 이어 30일 고 후보의 딸 희경(캔디 고)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며 올린 글이 이번 선거의 승부처로 작용했다.

이전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차지했던 고 후보는 딸의 글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지지층이 이탈했고 결국 선거에서 3위로 마감했다.

문 후보는 고 후보를 '세월호 선장'에 비유했다가 구설에 올랐으며 고 후보는 딸 희경씨의 글과 관련해 외가쪽인 포스코 청암재단 이사를 지냈던 박성빈 씨와 야합의혹을 제기해 '이전투구'를 벌인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사이 부동층의 표심은 조 후보 쪽으로 향했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교육청 기자실을 찾아 선거의 네거티브에 관한 자성 의견을 밝혔지만 돌아선 표심을 잡지 못했다.

조 후보의 아들 성훈 씨가 "아버지는 한 점 부끄럼 없는 사람"이라는 피켓을 들고 서울 시내를 돌거나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남기는 등 지원사격에 나선 것은 고 후보와 대비돼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조 후보는 당선이 확실시된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윤 전 부총리의 출마와 사퇴, 아들의 (지지) 편지와 고 후보 딸의 (아버지를 비판하는) 글이 승리로 이끈 전환점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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