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끝내 단단한 지역구도는 깨지지 않았다. 6‧4 지방선거 광역자치단체장은 영남에서는 여당이, 호남에서는 야당이 각각 ‘텃밭’을 싹쓸이 했다.
새누리당은 경북도지사(김관용 당선자)‧경남도지사(홍준표)‧울산시장(김기현)‧대구시장(권영진)‧부산시장(서병수)을 새정치민주연합은 전북도지사(송하진)‧전남도지사(이낙연)‧광주시장(윤장현)을 각각 챙겼다.
동쪽 지방은 여당인 새누리당이 서쪽 지방은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주로 지배하고 있는 지역감정에 기초한 지역분할 구도가 그대로 이어졌다. 한때 부산과 광주에서 ‘무소속 돌풍’이 불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찻잔 속의 태풍’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여권의 지지 기반인 부산을 야당에게 내어줄 경우 차기 당권 변화는 물론 정국 주도권도 뺏길 수 있다는 불안감에 새누리당은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부산에서 최초로 열었다. ‘텃밭’ 수성을 위해 당 중진 의원들이 모두 발 벗고 나섰다.
또 광주에서는 중앙당과 안철수 공동대표 측 전략공천에 반발하면서 탈당한 강운태, 이용섭 후보가 단일화로 뭉치면서 무소속 태풍을 예고했었다.
‘안철수의 남자’ 윤장현 후보를 살리기 위해 안철수 공동대표가 집중적으로 광주를 방문했고, 중앙당의 지원과 전략공천을 비판했던 박지원 의원 등까지 가세해 표심몰이에 주력했다.
다만 ‘마의 지역주의’의 벽에 균열이 생긴 점은 주목할 만하다.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도전한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 무소속 오거돈 후보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부겸 후보는 40.3%의 높은 득표율을 얻어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56.0%)와의 대결에서 ‘선방’하며 다음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새정련 김경수 후보도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의 ‘현역 프리미엄’과 여당 당대표까지 지낸 배경에도 불구하고 36.1%의 득표율로 선전했다.
또 부산에서 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49.3%를 기록하며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50.7%)와 접전을 벌인 것도 부산의 ‘민심’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는 지난 지방선거에 야권단일 후보 무소속 김두관 경남지사가 당선됐던 것에 이은 부산·경남(PK) 지역의 의미있는 흐름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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