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중국을 가다(2)] 오염도시에서 청정도시로 타이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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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0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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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위안 위취안산 삼림공원 전경.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산 정상에 오르니 수목이 우거진 수려한 산세가 눈 앞에 펼쳐진다. 6월초 뜨거운 뙤약볕 아래 스프링클러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가 수목을 적신다. 과거 쓰레기산에서 오늘날 삼림공원으로 변신한 중국 산시(山西)성 타이위안(太原) 교외에 위치한 위취안산(玉泉山)의 전경이다.

▲쓰레기장에서 삼림공원으로

산시성엔 중국 전체 석탄 매장량의 3분의 1인 2600억t이 매장돼 있다. 땅만 파면 나올 정도로 석탄이 풍부한 곳이다. 이에 따라 과거 산시성에선 무차별하게 탄광 개발이 이뤄졌었다.

타이위안 교외에 위치한 위취안산에도 과거엔 무차별하게 들어선 탄광과 폐기물매립장, 채석장 때문에 돌가루 먼지가 날리고 지반침하가 심각하게 나타나는 등 황폐화된 부지였다. 인근 타이위안시 주민들은 이곳서 날아온 분진과 소음에 고통을 호소했다. 이처럼 과거 환경오염으로 골병 든 버려진 땅이였던 위취안산이 녹색 삼림으로 우거진 것은 불과 2~3년밖에 되지 않았다.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타이위안 시는 지난 2011년부터‘석탄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파란 하늘과 흰구름의 도시, 푸른 산과 맑은 물의 도시(藍天白雲之城, 靑山綠水之城)”라는 구호를 내걸고 대대적인 도시 ‘녹색공정’을 시작했다. 시산 위취안산 삼림공원을 포함해 타이위안시 교외에 총 29개 삼림공원을 조성하기로 한 것. 이에 따라 지난 2011~2013년까지 약 30억 위안을 쏟아 부어 매년 40만무(畝.1무는 약 200평) 이상의 삼림을 조성했다. 현재 타이위안시 삼림 복개율은 20.76%, 도시 녹화면적은 39.07%에 달해 ‘녹색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환경보호 앞장서는 타이강
 

타이강 회사 로고.

최근 중국 당국은 철강업계 만연한 생산과잉과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꾀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2018년까지 철강 생산능력 중 8천만t을 철거할 방침이라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1위 스테인레스강 제조업체인 타이강(太鋼)도 녹색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대대적인 노력을 전개 중이다. 타이강의 변신은 곧 중국 경제의 구조조정의 축소판인 셈이다.
 

타이강 산업단지 전경. 곳곳에 공원이 우거져 있다.

우선 타이강 공업단지내 대대적인 녹지화 사업을 전개했다. 낡은 건물을 철거하고 공원을 만들고 시멘트 벽을 허물고 대신 나무를 심어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현재 타이강 공업단지의 녹지율은 40%에 달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타이강은 중국 내 처음으로 세계 최첨단 순환경제산업기술을 도입해 각 생산 공정 단계에서 폐기물을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탈바꿈시키고 공업폐수, 생활오수를 처리과정을 거쳐 재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타이강은 란 '고투입', '고에너지소모', '고오염', '저효율'이란 뜻의 3고1저'(三高一低) 기업에서 벗어나 환경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2007년과 비교해 현재 타이강은 1t의 철강 생산하는 데 드는 에너지 소모량이 5.24% 줄었으며, 수자원 이용량과 이산화황 배출량도 각각 64.9%, 74.1% 줄이는 데 성공했다.

타이강은 에너지 절약, 오염배출 감축, 순환경제 프로젝트를 통해 매년 24억 위안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타이강은 이처럼 녹색성장을 통해 오는 2015년까지 매출액 2000억 위안을 달성 중국 일류 철강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 ‘굴뚝없는 산업’ 관광산업 육성

타이위안에서는 최근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와 함께 후손에게 문화유산을 물려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지역 전반적으로 문화ㆍ관광 자원을 적극적으로 발굴, 개발하는 분위기다.

사실 타이위안이 위치한 산시성은 황하문명의 발원지이자 불교 성지이기도 하다. ‘현대의 중국을 보려면 상하이를, 중국의 근대 역사를 보려면 베이징을, 5000년 중국 역사를 보려면 산시로 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 동안 바로 옆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 가려 빛을 발하지 못했던 타이위안이 최근 들어 역사 문화 예술 보고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지난해 타이위안시에는 국내외 관광객 3686만명이 방문해 총 430억9000만 위안의 관광수입을 벌어들였다. 이는 전년보다 20%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가장 중국다운 고건축물을 자랑하는 진츠(晉祠) 사당, 높이 63m 높이의 멍산(蒙山)대불, 그리고 ‘누들로드’ 시발점을 대표하는 국수요리 전문점 진운루(晋韵樓), 2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식초 공장이 모두 타이위안의 대표 볼거리다.
 

진츠사당의 주축인 성모전과 오른쪽의 수령 3000년이 넘는 측백나무가 기울어져있는 모습.

타이위안 시내에서 서남쪽 25km 위치한 진츠사당은 주나라 무왕(武王)의 둘째 아들로 진(晉)나라를 세운 당숙우 (唐叔虞)의 모친 읍강(邑姜)을 기린 사당이다. 5세기 북위시대에 처음 세워진 후 수 차례 증축을 거쳤다. 진츠의 자랑거리는 모친 읍강(邑姜)을 모신 성모전(聖母殿)이다. 8개 기둥을 감싼 용 여덟 마리에서 생동감이 넘친다. 성모전 좌측에 수령 3000년의 측백나무가 45도 각도로 기울어져 잎이 성모전 지붕에 얹혀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보글보글 샘이 솟아나 마르지 않는 샘물이라는 뜻의 불로천(不老泉)도 볼거리다.
 

높이 63m의 거대 불상 멍산대불.

타이위안시 멍산에는 높이 63m의 거대 불상이 있다. 이 불상은 서기 551년에 제작된 중국 최고(最古)의 불상으로 정식 명칭은 ‘멍산석가여래’이다. 남북조(南北朝) 시대에 만들어져 천년 넘는 세월을 견뎌낸 이 불상은 원나라 말기 훼손돼 지난 1980년 발굴 당시 불상의 얼굴은 사라지고 몸체만 흙 속에 묻혀진 채로 발견됐다. 특히 인근 탄광개발 환경오염으로 불상이 손상되자 타이위안시는 2007년 탄광을 폐쇄하고 100억원을 넘게 들여 대대적인 개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세계의 국수가 중국에서 시작됐고 중국의 국수 역사는 산시에서 시작됐다고 할 만큼 산시성은 ‘누들로드’의 시발점으로 유명하다. 특히 타이위안 시내 위치한 국수요리 전문점 ‘진운루’에서는 어깨에 반죽을 올리고 칼로 재빠르게 면발을 잘라내는 도삭면과 면발을 길게 한 가닥으로 뽑아내는 일근면(一根面) 요리 공연도 볼 수 있다.

▲살기좋은 도시로 변모
 

타이위안 시민들이 애용하는 공공자전거. '행복자전거'라 불린다.


타이위안 시내를 걷다 보면 도로 곳곳서 주황색과 녹색이 어우러진 자전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타이위안 시가 지난 2012년 9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공공 자전거다. 타이위안 시민들은 이 자전거를 ‘행복 자전거(幸福單車)’라고 부른다. 1시간 이내 사용시 무료이며 이후 1시간 초과시 1위안씩만 내면 타이위안 시내 어디서든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현재 타이위안 시에는 하루 평균 47만 차례 공공자전거가 이용된다. 자전거 1대당 하루 평균 총 20명의 시민이 이용할 정도로 타이위안 ‘행복 자전거’는 시민들의 삶의 일부가 됐다. 행복 자전거는 살기 좋은 행복한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타이위안의 상징물이 됐다.
 

타이위안 펀허강 강변에 위치한 창펑상업구.

주민들을 위한 휴식 레저 문화공간도 늘어나고 있다. 타이위안의 ‘모친강’이라 불리는 펀허(汾河) 강변 유역에는 가로 1.5km, 세로 2.8km의 거대한 문화비즈니스 구역이 조성돼 있다. 이른바 창펑(長風)상업구다.
 

창펑상업구 대극원 전경. 한자 ‘門’ 모양을 형상화해 디자인했다.

이곳엔 도서관, 박물관, 컨벤션센터, 대극장, 과학기술원이 모두 위치해 주민들의 문화 레저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한자 ‘문’모양을 형상화한 대극원, 서재 책장을 연상케 하는 도서관, 중국 전통 홍등에서 아이디어를 따와 건설한 박물관 등 각 건물들이 특색있는 디자인으로 도시 미관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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