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환율 1020원 붕괴에 직격탄… "장기영향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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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0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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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코스피가 가파른 원화 강세로 수출주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면서 또 다시 2000선 회복에 실패, 서머랠리 기대감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그러나 주요 증권사는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쳤다.

9일 코스피는 경기부양에 나선 유럽중앙은행(ECB)이 사상 처음 시중은행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했다는 소식으로 2000선을 단숨에 회복하며 출발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1020원 밑으로 급락하면서 전거래일 대비 0.27%(5.44포인트) 하락한 1990.04로 거래를 마쳤다.

원화 강세 속에 수출 경쟁국인 일본 엔화마저 약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주요기업 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탓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4.3원 내린 1016.20원을 기록하면서 2008년 8월 6일 1015.9원 이후 5년 10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그러나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세 자릿수까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풀었던 돈을 회수하고 있는 미국, 반대로 풀려는 유로존이 맞선 가운데 원·달러 환율 역시 더 이상 가파르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ECB가 적극적인 금융완화정책을 펴면서 원화 강세가 이어지겠지만, 미 경제지표 호조로 달러화 약세가 동반되지 않고 있다"며 "원화 강세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통화 강세는 글로벌 금융시장 위험자산 선호로 한국뿐 아니라 신흥국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며 "국내 기업이나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환시장 전문가 역시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이 1010∼1025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화 강세가 2분기 내내 지속되겠지만, 2013년과는 달리 국내 증시나 수출주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방어될 것이라는 얘기다.

오는 12일 지수와 개별주식 선물ㆍ옵션 만기가 한꺼번에 돌아오는 '네 마녀의 날' 역시 대량 매물출회 없이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만기일 물량 청산 부담이 크지 않은데다 수급 면에서도 외국인을 중심으로 버팀목이 돼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외국인은 5월 13일부터 이날까지 18거래일 연속 3조1000억원어치에 맞먹는 주식을 사들였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매도로 돌아서면서 지수가 약세를 보였다"며 "그러나 5월 만기 이후 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차익잔고가 크게 줄어들면서 선물 베이시스(현·선물 가격 차)도 개선됐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중간배당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도 긍정적이다.

최창규 연구원은 "최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며 "덕분에 만기일 증시에서 예상 외로 긍정적인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만기일에 동시 진행될 코스피200 종목 정기변경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국타이어를 제외한 신규 편입주 시총이 대체로 크지 않지만, 종목별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편입종목 발표 후 일부 종목에 투기적인 매수세가 나타나면서 강세를 보여 왔다"며 "만기일을 앞두고 주가가 급변할 가능성에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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