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무역 수출, 사상 첫 70억 달러 돌파…일자리 창출엔 취약(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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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0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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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해외에서 생산한 상품을 해외에서 바로 판매하는 중계무역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0억 달러대를 돌파했다.

중계무역이란 해외에서 재화를 구입해 자국에 반입하지 않고 원상태 그대로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무통관거래를 뜻한다. 국내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 효과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계무역 수출은 72억213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억6910만 달러(32.4%) 증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연간 중계무역 수출은 2008년 180억9610만 달러에서 지난해 659억2950만 달러로 5년간 2.64배 늘었다. 전체 상품 수출(국제수지 기준) 규모가 같은 기간 4328억9400만 달러에서 6171억2760만 달러로 증가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지난해 중계무역 수출이 전체 상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규모도 10.7%에 달했다.

이는 대기업들이 주요 제품의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겼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중국, 베트남 등에 설립한 현지법인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삼성전자 브랜드를 달아 판매하는 방식이 여기에 해당된다.

국제수지에서는 국내 업체가 해외 생산업체를 통해 생산된 완제품의 소유권을 넘겨받아 제3국에 되판 돈이 국내에 들어온다는 점에서 중계무역 순수출을 상품 수출로 본다. 한은은 지난해 새로운 국제수지 매뉴얼(BPM6)로 통계를 개편하면서, 기존에 서비스수지로 잡혔던 중계무역 마진을 상품수지로 바꿔 분류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3월 과거분까지 추계하면서 중계무역의 윤곽이 드러났다.

최근 몇 년간 중계무역 규모를 키운 핵심 상품은 주로 스마트폰, TV, 복사기 등 기술력을 요하는 제품들이었다. 한은은 중계무역 증가세의 대부분은 스마트폰이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계무역의 급증은 달러를 벌어들여 경상수지에 일조한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중계무역 등 해외 생산을 통한 수출 증가와 국민경제가 다소 괴리가 있다는 점이다. 해외 생산기지에서 만들어 수출까지 이뤄지므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떨어지고 원화 가치를 절상시킨다.

하지만 해외 생산은 이미 세계 경제의 한 흐름으로 굳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발표한 '2014년도 무역·통상진흥시책'에서 중계·가공무역을 지원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고부가가치 수출품에 대해 한국산 원산지 표시가 확대되도록 원산지 기준을 고치고, 한국산까지는 아니지만 특정 공정이 이뤄졌음을 표시해 중계무역 수출 상품 등이 한국산 프리미엄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이 시책에 포함했다.

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이에 대해 "완제품 생산업체에 중간재와 부품을 팔 뿐만 아니라 현지 생산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전체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는 만큼 중계무역의 증가에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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