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미이애미의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상대의 강한 압박과 역습에 무너지며 0-4로 패했다. 전반에만 2골을 내준 한국은 분위기를 뒤집지 못하고 후반 들어서도 8분 만에 쐐기골을 내줬고 종료 직전 결국 네번째 골을 허용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의 쾌거를 이루며 계속 발을 함께 맞춰왔던 대표팀은 어떤 이유로 더 나아지기는 커녕 졸전을 치르며 패했을까?
제일 먼저 '찰떡 궁합'이라 일컫는 기·구 콤비에게 책임이 있다. 나이 어린 대표팀에서 맏형 급인 기성용과 구자철은 공격과 수비의 실마리를 제공해야 할 중심이다.
두번째는 주전 골키퍼 정성룡의 실망스런 경기력이다. 그간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홍명보 감독은 정성룡을 중용했다.
그러나 튀니지 전에서도 1실점을 했던 정성룡은 가나전에서는 무려 4골을 내줬다. 매 골마다 두 발을 땅에 못박은 듯 움직이지 못했다. 이운재와 마찬가지로 '수비진 지휘'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정성룡이 이처럼 '움직이지 못하는 골'을 내준 게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날 정성룡의 모습은 가나보다도 더 역습에 강한 러시아와 알제리, 벨기에를 상대로 기대감을 갖기 어렵게 했다.
세번째 위치선정이 아쉬운 중앙수비수들의 불안이다.
곽태휘와 김창수는 전혀 소통이 되지 않았다. 중앙수비수인 김영권도 문전에서 케빈 프린스 보아텡을 막기 급급했고 그마저도 막아내지 못했다. 김창수는 공을 가진 기안을 마크하는 것이 아니라 보아텡의 발을 묶어두는 게 나았다. 막지도 못하는 선수들을 개인 마크 하는 것보다 수비벽을 두텁게 세우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다.
마지막으로 공격력의 효율성이 떨어졌다. 이 날 이청용과 손흥민이라는 걸줄한 양 날개는 부지런히 움직였다.
측면과 골대 근처를 쉼 없이 오가며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유효 슈팅 하나도 없었고 중앙에서는 뒷받침 하지 못했다. 대표팀은 이날 점유율에서 60%를 기록했다. 오랜 시간 공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공격을 마무리 지어줄 박주영과 구자철은 경기 내내 침묵했다. 문제는 점유율이 아니라 효율적인 공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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