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태블릿이 좀처럼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10일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 세계 태블릿 출하량은 5040만대로 지난해 1분기 4860만대에 비해 3.9% 증가하는데 그쳤다.
태블릿 시장 1위 애플의 출하량이 1640만대로 지난해 1분기 1950만대에 비해 줄어든 가운데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IDC는 올해 글로벌 태블릿 출하량 전망치를 5.9% 하향 조정한 2억4540만대로 밝혔다.
애플이 아이패드를 내놓으며 PC를 대체한다는 콘셉트로 출발했지만 콘텐츠를 생산하기보다 주로 소비하는데 쓰이며 생산적인 기기로 주목받지 못했다.
통화 기능을 제외하고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더 큰 기기로 인식되며 PC를 대체하는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뚜렷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지 못했던 태블릿은 패블릿이 등장하며 설 자리를 더욱 잃고 있다.
아이패드 출시 당시에는 스마트폰의 화면이 4인치대였지만 5인치 이상의 패블릿이 나오며 그나마 스마트폰과의 차별점이었던 화면 크기에서조차 큰 차이가 없어진 것이다.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최근 내놓은 고급형 제품을 보면 화면 크기가 5인치 이상인 제품이 대부분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5가 5.1인치, 팬택의 베가 아이언2는 5.3인치, 소니 엑스페리아 Z2는 5.2인치, LG G3는 5.5인치에 달한다.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날로 좋아지고 해상도도 높아지면서 사용자에게 보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측면이 강하게 부각되면서 작았던 화면 크기도 커진 것이다.
특히 국내 시장은 패블릿에 대한 선호도가 해외보다 높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패블릿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이처럼 점점 부진했던 태블릿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택한 것이 윈도 운영체제(OS)와 교육 시장이다.
안드로이드나 iOS 기반의 태블릿은 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쓰이는 반면 기존의 PC나 노트북에서 주로 쓰던 윈도 OS는 콘텐츠를 생산하는데 적합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아티브탭3', 레노버의 '믹스 2', 에이서의 '아스파이어 스위치 10' 등이 윈도를 탑재한 태블릿으로 해당 제품들은 휴대용 키보드나 터치펜 등을 제공하며 콘텐츠 생산 도구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제조사들이 주목한 곳이 교육 시장이다. 삼성전자, 애플, LG전자 등은 교육용 태블릿을 내놓으며 교육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태블릿을 기업용으로 활용하기에는 아직 회사 내부의 시스템과 연동이 필요해 쉽지 않지만 교육용은 콘텐츠만 갖춰진다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태진 한국IDC 연구원은 "태블릿은 용도가 한정적이다보니 사더라도 스마트폰만큼 많이 쓰지 않고 교체도 자주 하지 않는다"며 "클라우드 시스템이 더욱 활성화돼 PC 없이 태블릿을 휴대하며 업무를 보는 일이 정착될 때까지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할 시장"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