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지난 9일 알뜰주유소 공급사 선정 입찰 공고가 발표됨에 따라 정유업계가 신규 공급권을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와 삼성토탈은 입찰을 앞두고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올해는 삼성토탈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2부 시장이 기존 정유 4사에 개방되면서 공급권을 따내기 위한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현재 알뜰주유소 시장은 정유사가 주유소에 기름을 납품하는 1부 시장과 한국석유공사가 기름을 일괄 구매한 뒤 주유소에 공급하는 2부 시장으로 구분된다. 농협중앙회와 석유공사는 오는 20일까지 입찰제안서를 접수받아 1부 시장은 오는 23일 협상적격자를 결정하고, 2부 시장은 오는 20일 낙찰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지난해 삼성토탈은 1부 시장 공급 가격보다 ℓ당 50원 저렴한 가격으로 입찰해 한국석유공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알뜰주유소 휘발유의 절반 정도를 공급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정유 4사의 2부 입찰 참여가 허용되면서 경쟁입찰 방식으로 사업자가 선정될 방침이다. 또 휘발유만 한정됐던 입찰에 경유가 추가된다.
이에 삼성토탈은 가격 경쟁력을 높여 입찰에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정유 4사가 일반 시장 공급가격과의 격차 때문에 가격을 무조건 낮출 수 없다는 점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입찰에서 탈락했던 SK에너지와 GS칼텍스도 올해 공급권을 반드시 따내겠다는 각오다. 지속적인 업황 부진에 내수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알뜰주유소 공급권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알뜰주유소는 유가 안정화를 목표로 2011년 도입된 이래 현재 전국에 1047곳이 영업 중이다.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알뜰주유소 비중도 갈수록 늘어 현재 10%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알뜰주유소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2012년과 비교하면 업계 1위 SK에너지는 내수시장 점유율이 33.2%에서 올해 1월 기준 28.4%로 하락했고, 업계 2위 GS칼텍스도 26.7%에서 23.6%로 내려갔다.
반면 지난해 공급권을 따냈던 현대오일뱅크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21.3%에서 24.3%로 뛰었으며, 에쓰오일도 16.6%에서 18.9%로 점유율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주유소가 시장점유율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그동안 알뜰주유소가 달갑지 않았던 대형 정유사들도 입찰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알뜰주유소 공급은 마진이 적지만, 안정적인 물량 공급처 확보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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