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민희 “시놉 받자마자 ‘우는 남자’는 장동건이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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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1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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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딜라이트]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지난 2012년 ‘화차’에서 잘못 만난 부모 때문에 신분세탁을 하고 살아가던, 그저 작은 행복을 바라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까지 간 강선영 역을 맡은 김민희(32). 섬세한, 때로는 열정적인 김민희의 연기는 관객들에게 깊이 각인됐다.

김민희의 내면연기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영화가 지난 4일 개봉했다. ‘아저씨’를 연출한 이정범 감독의 ‘우는 남자’(제작 다이스필름, 펀치볼)를 통해서다.

김민희는 낯선 미국에 홀로 남겨진 냉혹한 킬러 곤(장동건)에게 딸을 잃고 슬픔에 잠긴 최모경 역을 맡았다. 회사에서는 웃으며 자신이 맡은 일에 충실하던 최모경은 딸의 흔적에 폭포수처럼 눈물을 흘린다. 승진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딸이 부르던 노래를 먹먹한 감정을 담아 부른다.
 

[사진제공=딜라이트]

지난 2일 서울 팔판동 카페에서 만난 김민희는 “많이 힘들었다”고 ‘우는 남자’에서의 감정연기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아무래도 깊은 감정을 표현해야했으니까요. 그리고 그 감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쭉 가지고 가야하는 부분이 힘들었죠. 억누르면서도 솔직한 감정을 보여야 하는 느낌이요. 제일 잘하고 싶었던 부분이기도 했어요.”

감정연기뿐만 아니라 액션까지도 소화해야했다. 범죄조직의 악랄한 2인자 변실장(김희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장면은 아찔했다. 실제로 벽에 던져지기도 했다.
 

[사진제공=딜라이트]

“다치지는 않았어요. 액션에 요령이 있더라고요. 무술팀에서 합을 짜준 대로하면 다치는 일은 없겠더라고요. 장동건 선배님이 하신 액션에 비하면 전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현장에서 장동건 선배님이 하시는 액션을 봤기 때문에 더 대단하다고 느꼈죠. ‘남자 배우는 액션 작품하면 다음 작품은 바로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자연스레 장동건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책을 받는 순간 ‘우는 남자’의 곤은 장동건이란 배우를 떠올렸다”며 “직접적으로 붙는 신이 하나밖에 안 돼 아쉬웠다. 완성된 영화를 보니 고생하신 게 보이더라”고 덧붙였다.

김민희의 연기 중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모경이 딸의 유치원 학예회 모습이 담긴 DVD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다. 딸을 잃은 엄마의 심정이 스크린 너머로 전해졌다.

“그 장면이 모경에게 있어서 가장 솔직한 장면이었죠. 오랜만에 집에 들어갔는데 DVD를 발견했지만 사실 아이를 떠올리지 않으려고 일부러 피하고 있었던 거였거든요. 그러다 영상을 보고 감정을 폭발시켜야하는 장면이었는데 아무래도 감정표현이 힘들었죠. 힘들걸 알면서도 저 스스로 선택한 시나리오니까 더 잘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더 긴장했죠. 그런 긴장감이 도움이 됐고요.”

미혼으로 엄마의 감정을 표현하기에 어렵지는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내가 직접 겪은 일이 아니지만 영화를 보다 눈물을 흘리거나, 노래를 듣고 울 수 있는 것처럼 제가 모경의 아픔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진심으로 연기하면 통한다고 생각했다”며 “생각해보면 ‘화차’의 강선영도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을 연기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사진=영화 '우는 남자' 스틸컷]

김민희는 “항상 연기에 욕심을 낸다. ‘우는 남자’ 시나리오를 봤을 때 감정 자체가 힘든 부분에 있어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하고 싶었고, 정말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작업했다”며 “현장에서 많이 칭찬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마무리했다.

김민희는 칭찬받아 마땅한 연기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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