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화 절상률 주요 17개국 중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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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1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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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 한국의 통화 절상률이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미국의 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 등 대외 요건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0일 경제·인문사회계 연구기관장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세계경제의 하방 위험이 남아 있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신흥국 경제의 취약성과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하반기에 대외 위험 요인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11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9일 종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16.2원으로 지난해 말 종가인 1055.4원보다 3.7% 절상됐다. 이는 일본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17개국 통화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에 인도네시아 루피아의 달러 대비 절상률은 3.2%, 말레이시아 링깃은 2.5%, 엔은 2.4%, 필리핀과 터키 통화는 각 1.9%, 싱가포르 달러와 유로는 각 1.1%, 태국 바트는 1.0%, 쿠웨이트 달러는 0.1%였다.

홍콩 달러와 대만 달러, 영국 파운드와 캐나다 달러, 중국 위안, 뉴질랜드 달러, 호주 달러는 달러화 대비 약세를 기록했다. 중국 역시 위안화 약세 정책을 구사하면서 달러화와 유사한 흐름을 가져갔다.

이는 선진국의 돈 풀기 전쟁 속에서 다른 신흥국보다 경제 기초체력이 좋은 한국으로 돈이 몰리면서 원화 가치가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화 가치는 향후에도 계속 오를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경상수지 흑자 지속, 외국인 자본의 국내 순유입 기조 등을 근거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호평으로 선진국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원화 값이 지나치게 가파르게 상승하면 수출 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켜 국내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원화 절상이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관광수지 적자 폭을 확대시켜 내수 경기에도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기름을 붓는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유럽에서 풀린 유동성이 신흥국으로 쏟아지면서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 낀 한국으로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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