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권홍사(70) 반도건설 회장이 세종시에서 승부수를 띄운다. 최근 동탄2신도시·평택 등에서 아파트 브랜드 '유보라'로 잇따라 청약 대박을 터뜨리며 주택업계 강자로 떠오른 기세를 몰아 세종시에서 랜드마크를 건설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권 회장은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 중 한 사람인 카림 라시드와 손을 잡았다.
반도건설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카림 라시드와 ‘공동 디자인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카림 라시드는 필립스탁, 마크 뉴슨 등과 함께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로 꼽힌다. 레드 닷 어워드, 굿 디자인 어워드, 펜타어워드, IDSA의 IDEA 등 300회 이상의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대표 작품으로는 가르보 웨이스트캔, 아모제, 움브라 캔, 그로볼 화분, 이야모 젖병, 스와로브스키 샹들리에, 메소드 주방세제, 씨티카드, 뵈브끌리끄 샴페인쿨러 등이 있다.
한국에서도 파리바게트, 현대카드 블랙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i40, LG 디오스 냉장고와 LG 하우시스 하이막스, 삼성모니터 등과 협업을 진행했다.
반도건설은 이달말 분양 예정인 '세종 반도 유보라'에서 우선 라시드의 디자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국내 건설업체들이 디자인 차별화를 위해 세계적인 건축가와 협업을 한 적은 많지만 아파트 디자인을 위해 산업디자이너와 손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종시 1-4 생활권 H1 블록에 들어서는 '세종 반도 유보라'는 지하2층~지상 최고 30층 8개동 총 580가구, 전용면적 84㎡ 단일면적으로 구성된다.
라시드와의 협업에는 권 회장의 딸인 권보영 반도건설 상품개발 팀장이 참여, 디자인 방향에 대한 세밀한 조율을 맡는다. 권 팀장은 한국의 건축물과 잘 어울리고 효용성 있는 디자인 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정호 반도건설 홍보팀장은 "'세종 반도 유보라'에서 카림 라시드의 디자인은 커뮤니티시설, 공용시설, 단지 내 길, 스트리트 상가 등에 도입된다"고 말했다. 특히 카림 라시드는 230m에 이르는 스트리트 상가를 유럽풍 거리로 계획해 일대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반도건설은 1980년 창립 이후 수도권 신도시와 택지지구 중심으로 안정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동탄신도시와 김포한강신도시, 양산신도시 등에서 특화된 설계를 통해 ‘평면이 남다른 아파트’로 입소문을 타면서 탄탄한 중견 건설사로 도약했다.
반도건설은 특히 2011년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업계 최초로 전용 59㎡에 4.5베이 평면을 적용,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아파트는 건설업계에 불어닥친 이른바 '베이 경쟁'의 도화선이 됐다.
중견 건설사로서의 입지는 굳혔지만 아직 랜드마크급이라고 불릴 만한 아파트가 없다는 점이 권 회장에겐 늘 아쉬움으로 남았다. 권 회장이 세종시에서 승부수를 걸고 나선 배경이다.
김정호 홍보팀장은 “권홍사 회장이 세종 반도유보라를 세종시 일대 랜드마크로 짓기 위해 각별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유명 디자이너의 손이 닿은 만큼 예술 작품으로서의 가치까지 갖춰 세종시에 랜드마크 아파트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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