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구룡마을 개발 특정 건설업자에 특혜 의혹 사실로"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강남구가 구룡마을 개발방식을 놓고 서울시에서 특정 대토지주(주택건설사업자)에게 특혜를 주려고 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강남구는 1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SH공사의 2012년 12월 비공개 회의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를 보면 서울시,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7차 정책협의회'에서 환지계획안과 함께 특정 대토지주에게 5만8420㎡ 규모의 주택건설용지를 공급하도록 한 내용이 있다. 

자료에서 해당 주택건설사업자는 100필지, 10만96㎡ 면적의 땅을 편입시키는 한편 향후에 5만8420㎡ 주택용지를 돌려받도록 명시했다.

그야말로 토지주 뜻대로 개발하도록 규정, 막대한 개발 이익을 남길 수 있도록 문서에 담은 셈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서울시가 관할 자치구를 배제한 채 환지방식을 결정한 것도 인정할 수 없지만 대토지주에게 주택용지를 공급해주는 협의양도인 택지공급방안에 대해 특혜의혹 역시 이해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서울지역 최대 무허가 판자촌인 구룡마을 개발은 2011년 서울시가 수용·사용방식 방침을 알리면서 본격화됐다.

하지만 1년 6개월 뒤 환지방식으로 입장을 선회하는 등 시행방식 변경으로 강남구와 마찰이 생겨 2년가량 표류 중이다.

강남구 측은 서둘러 현 환지방식을 철회하는 한편 기존의 전면 수용·사용방식으로 개발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