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청와대는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의 ‘일제 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망언 파문과 관련,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문 내정자 낙마라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초 12일 오전쯤으로 예상됐던 개각·청와대 개편 발표 역시 불확실해졌다. 청와대는 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전인 이번 주중 내각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문 후보자의 발언을 둘러싼 파장이 커지며 개각은 다소 미뤄지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민 대변인은 "어제 상황에 대해서는 다 파악을 하고 여론의 추이도 보고 있다"고 말해 청와대가 여론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시사했다.
여론이 악화돼 문 내정자 낙마 쪽으로 가닥이 잡히게 되면 청와대 개편에서 유임 가능성이 제기되던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한 책임론이 크게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야당에서는 문 내정자의 자진사퇴와 김 실장의 책임론을 부각시키며 거센 공격에 나서고 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문 후보자 내정에 대해 “청와대 인사시스템의 붕괴는 아직도 멈추지 않았음을 또다시 확인시켜 주고 있다”며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비서실장의 책임을 다시 강하게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문 내정자를 감싸주기 힘들다며 본인의 납득할 만한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문헌 비대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문 내정자의 발언을 거론하며 "본인의 역사인식과 사관에 대한 솔직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며 "청문회 절차도 있지만 통과되더라도 이러한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국정운영 앞날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당 일각에서조차 용퇴론이 터져나오자 청와대는 곤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개각을 밀어붙일 수 없는 상황에 좌불안석이다. 문 내정자까지 조기 낙마한다면 국가 개조의 신호탄이 될 인적 쇄신은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고, 박 대통령과 정권도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청와대 측은 이미 파문을 유발한 발언 외에 추가로 문 후보자의 논란 언행이 터져 나올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청와대 측은 이미 파문을 유발한 발언 외에 추가로 문 후보자의 논란 언행이 터져 나올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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