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최근 연회비 정책 변경을 통해 카드 발급일을 기준으로 매년 청구되던 연회비를 오는 7월 1일부터는 카드를 사용 등록한 이후로 기준을 바꿨다. 기존에는 신용카드를 발급 후 따로 사용등록을 하지 않더라도 발급일을 기준으로 연회비가 청구됐다.
현재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신규 신용카드 발급 후 3~4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사용등록이 되고, 약 3개월 후부터 연회비가 청구된다. 이에 비해 삼성카드의 연회비 정책에 따르면 신용카드를 발급받더라도 ARS 및 인터넷을 통해 직접 등록을 하지 않으면 자동 등록이 되지 않고, 연회비도 청구되지 않는 것이다.
최근 사용하지 않는 신용카드에 대한 연회비 납부 등이 문제가 되면서 삼성카드가 이같은 정책을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에 이같은 정책이 확산될 지 관심사다.
또 기존에는 카드사 자체 기준에 따라 월 기준으로 나눠 남은 연회비를 계산해 돌려줬지만 개정안에 따라 신용카드 중도해지 시 연회비를 일할로 계산해 반환해준다. 이같은 내용은 이달부터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1장짜리 핵심설명서에도 담겨있다.
신용카드 연회비는 카드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5000~1만5000원 수준이다. 연회비 관련 감독규정이 개정되기 전에는 신용카드 사용기간과 상관없이 무조건 연회비를 모두 지불해야 했다. 게다가 카드사들의 과도한 경쟁으로 무분별하게 발급된 카드 중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 일명 '장롱카드'도 연회비가 빠져나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그동안 카드사들이 연회비 반환의무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최근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에 따라 신용카드를 1년도 채 사용하지 못하고 해지하는 경우에도 연회비를 보다 합리적으로, 빠르게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신용카드의 자동 사용등록을 폐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용 등록을 하기 전에 연회비를 청구하지 않는 것은 합리적일 수 있으나, 자동 사용등록이 안 되면 온라인이나 ARS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 등은 오히려 더 불편할 수 있다"며 "연회비 반환이 보다 합리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좋지만 소비자의 편의성도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