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영광의 '황금 사자상'을 들고 조민석 커미셔너가 금의환향했다.
12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연 조민석 커미셔너는 밝은 표정으로 "상을 탈 것이라고 기대했었다"고 말했다.
"렘 쿨하스가 기자회견 등에서 누가 볼만한 국가관을 물어보면 한국관부터 언급하고 심사위원단도 오래 한국관에 머물러 혹시 하는 기대가 있었다"는 것.
조 커미셔너는 "한국 건축의 세계화가 한걸음 앞당겨지는 계기가 마련돼 뿌듯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함께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안창모 경기대 교수는 " 그동안 비엔날레 참여 작가로 자부심을 느끼는 것만으로 충분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번 수상은 국내 건축가들에게 지난 50년간의 일이 잘못 온 건 아니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밝혔다.
황금사자상을 탈수 있었던 것은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 총감독인인 렘 쿨하스 덕분이기도 하다.
그는 "렘 쿨하스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담론이 일어난 시대에 안녕을 고하고 철저하게 그 다음으로 떠오르는 지역에 관심을 둔 것과 더불어 퍼즐 조각이 하나 남은 100년의 역사에서 우리가 그 역할을 해 준 것"이라고 자평했다.
미국 젊은 건축가상'(2000년) 등을 수상하며 국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 온 조민석 커미셔너는 렘 쿨하스가 소장으로 있는 네덜란드 설계사무소 OMA(Office for Metropolitan Architecture)를 거치며 폭넓은 경험을 쌓기도 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베니스)에서 개막한 베니스 비엔날레 국가관 전시는 전시 총감독인 렘 쿨하스의 제안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근대성의 흡수'(Absorbing Modernity: 1914∼2014)라는 통일된 주제로 이뤄졌다.
이중 남북한의 건축을 주제로 '한반도 오감도'(Crow's Eye View: The Korean Peninsula)전을 선보인 한국관은 65개 국가관 전시 중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한국관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것은 미술전(홀수해)과 건축전(짝수해)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과하게 의미 부여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세계적인 건축가'로 떠오른 조민석 커미셔너의 행보가 바빠졌다. 오는 9월 5일 일본관의 카요코 오타(Kayoko Ota)와 함께 ‘지붕(Roof)'을 주제로 한 국제 심포지엄을 베니스에서 열고, 오는 11월 중구 태평로 플라토에서 건축전을 열 예정이다.
한편, 이번 성과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권영빈)가 커미셔너 선정을 지명에서 공모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13팀의 제안을 받아 이 중 5팀을 선별했다. 작년초 인터뷰와 전시제안 설명 등을 거쳐 국제적인 네트워크가 풍부하다고 평가를 받은 조 커미셔너가 최종 선정된 것. 문화체육관광부는 앞으로 각종 전시 등 커미셔너 선정 방식을 전면 경쟁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권영빈 위원장은 "작년초 커미셔너 선정 방식을 추천에서 공모로 전환, 국제적 감각을 지닌 젊은 건축가를 발굴할 수 있었던 것이 황금사자상 수상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며 "내년 초 국내에서 앵콜 전시를 개최하는 것을 비롯, 건축전시회를 대거 확대해 건축예술 육성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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