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망언' 인사 참극으로 이어지나…청와대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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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1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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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당 "문창극 감싸기 어려워" …야당 "일본 총독부 관리 뽑나" 문 후보자 용퇴, 김기춘 정조준

아주경제 주진 기자 =청와대는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의 ‘일제 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망언 파문과 관련,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청와대는 이미 파문을 유발한 발언 외에 추가로 문 후보자의 논란 언행이 터져 나올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문 내정자 낙마라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당초 12일 오전쯤으로 예상됐던 개각 발표를 미뤘고 4명의 수석비서관을 교체하는 청와대 개편만을 단행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내정자에 대한 보도와 인사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지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전인 이번 주중 내각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었다.

다만 민 대변인은 순방 전 개각 발표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답해 늦어도 15일 전까지는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론이 악화돼 문 내정자 낙마 쪽으로 가닥이 잡히게 되면 청와대 개편에서 유임 가능성이 제기되던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한 책임론이 크게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야당에서는 문 내정자의 자진사퇴와 김 실장의 책임론을 부각시키며 거센 공격에 나서고 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문 후보자 내정에 대해 “청와대 인사시스템의 붕괴는 아직도 멈추지 않았음을 또다시 확인시켜주고 있다”며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비서실장의 책임을 다시 강하게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문 내정자를 감싸주기 힘들다며 본인의 납득할 만한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김상민·민현주·윤명희·이재영·이종훈·이자스민 등 6명의 초선 의원은 12일 기명성명을 내고 "문 후보자의 즉각적인 자진사퇴를 촉구한다"고 공개 요구했다.

이들은 "무릇 국무총리와 같은 국가 지도자급의 반열에 오르려면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확고한 역사관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며 "문 후보자의 역사관은 본인의 해명에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인사검증에 실패한 청와대의 인사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이고 대대적인 손질도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국민에게 희망이 아닌, 걱정과 우려를 안겨주는 인사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문헌 비대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문 내정자의 발언을 거론하며 "본인 역사인식과 사관에 대한 솔직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며 "청문회 절차도 있지만 그 절차 통과되더라도 이러한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국정운영 앞날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당 일각에서조차 용퇴론이 터져나오자 청와대는 곤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문 내정자까지 조기 낙마한다면 국가개조의 신호탄이 될 인적쇄신은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고, 박 대통령과 정부 역시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는 16~21일 중앙아시아 3개국 방문에 나서는 상황에서 해외순방 이후 인적쇄신에 나설 경우 국정공백의 장기화도 우려되고 있어 박 대통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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