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SH공사는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 구룡마을의 사업방식을 둘러싸고 강남구에 '개발계획(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계획안은 환지원칙 및 기준을 담은 것으로 요약된다. 지속적으로 특정한 토지주(주택건설사업자)에게 특혜가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SH공사는 1가구당 1필지(또는 1주택) 공급원칙 하에 일정 규모 이하의 단독주택 및 연립주택부지 또는 아파트 1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현 거주민의 안정된 삶의 터 제공으로 100% 재정착을 목표로 했다. 더불어 주거시설 40%, 자족시설 10%, 공공시설 50% 비율로 이용 방안을 내놨다.
특히 SH공사는 곧 입안권자인 강남구에 해당 개발계획(안) 제안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구룡마을은 오는 8월 2일까지 개발계획이 승인되지 않을 땐 개발계획구역 지정이 해제, 개발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이번 계획안이 구에 제출되면 주민공람,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계획 결정 요청, 서울시 관련기관 협의 및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 관련 절차를 밟게 된다.
서울시 이제원 도시계획국장은 "환지방식을 얼마나 적용할지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면서 "다만 환지계획은 일부인 데다 그간 특혜 논란을 없애기 위해 여러 가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강남구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기존 환지방식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구측 주장으로 전면 수용·사용방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시켰다.
강남구 관계자는 "서울시가 관할 자치구를 배제한 채 환지방식을 결정한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오전 강남구는 서울시가 구룡마을 대토지주(주택건설사업자)에게 주택용지를 공급하기로 한 비공개 회의문서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특혜를 주는 환지방식을 당장 철회하라고 했다.
SH공사가 작성한 2012년 12월 '제17차 정책협의회' 자료를 보면, 환지계획안과 함께 특정 대토지주에게 5만8420㎡ 규모의 주택건설용지를 공급하도록 한 내용이 담겼다.
서울지역 최대 무허가 판자촌인 구룡마을 개발은 2011년 서울시가 수용·사용방식 방침을 알리면서 본격화됐다. 하지만 1년 6개월 뒤 환지방식으로 입장을 선회하는 등 시행방식 변경으로 강남구와 마찰이 생겨 2년 가까이 표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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