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 직장인 송모(30)씨는 최근 외환은행의 여행자 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한 지점을 찾았으나 헛걸음을 해야 했다. 은행 직원은 별다른 설명없이 "해당 카드는 5월 31일자로 신규발급이 중단됐으니 다른 카드를 알아보라"고 말했다. 이에 "해당 카드를 대체할 만한 카드가 있느냐"는 송씨의 질문에 직원은 "대체할 카드는 없고, 향후 유사한 성격의 카드를 발급할지 구체적인 것은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송씨는 "홈페이지 내에 카드의 혜택 등이 상세하게 설명돼 있었고, 공지란 어디에도 신규발급 중단 안내가 없어 당연히 가능한 줄 알았다"며 "외환은행의 서비스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이 '월드캐쉬' 카드의 신규발급이 중지된 사실을 홈페이지에 고지하지 않아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캐쉬 카드는 지난 2006년 외환은행이 야심차게 내놓은 여행자 카드다. 당시 외환은행은 여행자수표의 장점과 카드의 편리함을 결합해 환전, 송금, 여행자수표, 물품구매 등의 다양한 기능을 지니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월드캐쉬 카드 발급이 전격 중단됐는데도 외환은행 홈페이지의 '뉴스/공지'란에는 한달 가까이 관련 내용이 고지되지 않고 있다.
현행 여신금융전문업 감독규정상에는 카드 발급과 관련, 사전 고지 시기에 관한 별도 언급이 없다. 따라서 카드사가 특정 카드의 발급을 중단할 경우 별도로 고지하지 않는다면 고객들은 발급 가능 여부를 영업점이나 콜센터 등에서 확인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통상 대다수 카드사들은 의무는 아니지만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카드 발급을 중단할 경우 홈페이지 등에 이를 고지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올려진 카드 관련 정보는 기존 고객이 혜택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잠재 고객에게 알리지 않았다고해서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잠재 고객이어도 카드 신규발급 유무에 대한 오해의 소지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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