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육성녹음 첫 법정공개 돼… "횡령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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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1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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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최태원 SK 회장과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 사이의 3년 전 전화통화 녹음 파일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최 회장은 동생 최재원 부회장이 추가로 허위 자백을 하지 않으면 자신의 결백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며 김원홍 씨에게 불안감을 토로했다.

서울고법 형사6부(김상환 부장판사) 심리로 13일 열린 김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변호인은 2011년 12월 16일 김씨와 최 회장 사이 대화를 녹음한 5분여의 파일을 제시했다.

이 파일은 김씨가 대만 체류 중 녹음한 것이다. 앞서 최 회장 형제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서 해당 녹취록이 증거로 채택됐으나 최 회장의 육성이 법정에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지금 있는 사실 중 일부를 감추라는 형태로 얘기되고 있다"며 "잘못되면 내가 다 책임을 져야 한다. 불안하고 찝찝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내가 몰랐다는 것을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증명할 것인가. 아무 스토리 없이 그냥 가자는 것은 불안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씨 변호인은 "최재원 부회장이 펀드 자금 송금에 관여한 사실을 자백한 상황에서 그에게 자금 출자와 선지급에도 관여했다고 추가 자백을 시킬지에 관한 대화"라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펀드 자금이 김씨에게 송금된지 알지 못했던 최 회장은 자신이 자금 출자와 선지급에만 관여했다고 밝힐 경우 검찰과 법원이 이를 믿어주지 않으리라고 걱정했다"고 주장했다.

최 부회장은 이 대화가 있은 지 엿새 만에 검찰에 추가 자백을 했다. 최 회장은 펀드에 관해 아무것도 몰랐고 자신이 자금 송금(횡령)뿐 아니라 출자와 선지급까지 주도했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최 회장 형제에 대한 재판에서 두 사람이 무엇을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지는 주된 쟁점이 됐다. 항소심은 형제가 횡령을 공모한 것으로 판단했고 상고심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항소심은 최 회장과 김씨의 대화가 허위로 녹음된 것이며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봤다. 나중에 최 회장 형제와 공범으로 별도 기소된 김씨는 자신의 1·2심 재판에서 펀드 자금 송금은 자신과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의 개인적 금전 거래였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재판부는 오는 7월 4일 오후 2시 김씨에 대한 항소심 심리를 마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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