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1965년 6월 22일 한국·일본간 이뤄진 국교정상화가 내년이면 50년이 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15일 발표한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경제협력 성과와 과제’보고서에 따르면, 1965년 대비 지난 해 양국간 상품교역규모가 431배 늘어난 가운데, 한국은 일본과의 상품무역에서는 누적기준 5000억 달러에 가까운 적자를 본 반면, 서비스 교역과 직접투자에서는 각각 134억 달러, 약 297억 달러 흑자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1965년 2억2000만달러에 불과했던 양국간 상품교역은 지난해 947억 달러로 431배 늘어난 가운데 대일 누적 무역적자는 올 3분기중에 5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의 연간 상품무역 적자규모는 2010년 사상최대인 361억 달러까지 늘어났다가 소재․부품 대일 의존현상이 개선되면서 250억 달러 수준까지 축소됐다. 특히, 2009년 기준 일본과의 상품교역 적자는 277억달러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부가가치 무역기준으로 계산하면 95억 달러로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가가치 기준 무역분석’이란 최종재 생산에 사용된 중간재의 생산국과 부가가치를 추적함으로써, 상품들이 실제로 어느 국가에서 얼마만큼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으로의 상품수출은 1965년 약 4400만 달러에서 지난 해 346억 달러로 776배 늘어났고, 누적수출은 올해 4월까지 5843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대중국 누적 수출액(1992년~2913년 4월) 1조 1913억 달러의 절반 수준이며, 대미 누적수출액(1965년~2013년 4월) 9953억불에 이은 3번째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이 가장 많이 수출되었는데,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내 석유제품 수급에 차질로 2배 이상 수출이 증가하였다.
대일 누적 수입액은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1965년 이후 우리나라 총 누적 수입액 6조 1545억 달러의 17.3%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대일수입액은 2011년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올해 1분기까지 연속 감소하고 있으며, 전체수입 중 일본의 비중은 1967년 약 45%에서 올해 들어 10.15%로 떨어졌다. 품목별로 반도체가 가장 많이 수입되었는데, 1988년 이후 누적수입액이 950억 달러에 이르렀다.
1098~2012년 대일 누적 서비스수지는 134억 달러 흑자로서 주요 교역국 중 거의 유일하게 일본에서만 흑자를 거두었다. 참고로 동기간 한국의 누적 서비스수지는 991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방문 일본 관광객이 일본을 방문한 한국관광객에 비해 약 2000만명 더 많았던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한국이 일본과의 상품교역에서 적자를 본 반면, 투자분야에서는 약 297억 달러 흑자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대한투자는 2013년까지 누적 355억 달러로서 한국의 대일 투자액인 58억 달러에 비해 6배 이상 많았다. 일본은 1965년 이후 누적 금액기준 전체 외국인투자의 약 16%를 점유하여 미국에 이은 2위 투자국이며, 투자 건수와 기업 수 기준으로 1위 국가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의 대한투자는 고용유발효과가 큰 직접투자 비중이 2013년 기준 52.8%로 24% 이하에 그친 2위 유럽연합(EU)의 투자패턴과는 대조를 이루었다.
전경련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통상 한일 경제관계 언급시 ‘대규모 대일 무역적자, 소재·부품 의존’만 초점이 맞춰져 서비스수지, 직접투자 등 다른 분야의 경제협력 성과에 대한 조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반도체, 디스플레이, 철강판 등 주요 대일수출품목에서 중국의 거센 추격으로 대일 수출감소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우리 기업에는 일본 종합상사 및 유통회사와 적극 협력해 일본 시장상황에 맞춘 수출을 주문했으며, 대일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부품소재를 지속적으로 국산화하고, 특히 정밀화학 분야는 일본기업들이 일본 내수 부진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한국이 이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투자유치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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