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만들 때에는 기본 바디가 필요한데, 예를 들어 30대의 타깃을 가진 정장브랜드라면 30대 체형의 현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사람의 신체표준치수에 맞는 바디가 있어야 되는 것이다. (바디는 표준형 인체 모형을 말하는데 마네킹과는 다르다) 디자이너가 옷을 디자인 하게 되면 그 후에 패턴이라는 작업을 하고 그때 기본바디를 이용하여 샘플을 만들어 보는데, 디자이너들은 매일 매일을 이 바디를 붙들고 일하게 된다.
필자가 남성복을 할 때 느낀 점인데, 가봉을 한 후 샘플이 나와 내가 입어 보니 가봉 할 때의 느낌이 나지 않아서 내 몸을 바디와 비슷한 체형으로 바꾸려 운동을 하게 되었다. 그때는 가슴이 빈약하구 어깨가 안쪽으로 휘고 등이 약간 굽었었지만 운동을 하게 된 후 지금은 양복이 잘 어울리는 몸이 되었다. 복근 생기는 운동이 아닌 기본체형을 갖는 운동이었다. 운동으로 고칠 수 없는 체형 두 있지만, 정장이 잘 어울리기 위해 필요한 근육 또는 표준바디와 같은 몸을 만들기는 힘들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반면에 당신이 스포츠 선수가 아니라면 타고난 몸을 크게 변형하여 큰 근육을 만드는 일은 하지 마시기를 바란다. 매력적인 남자임에 불구하고 우아함과는 거리가 먼 개구리처럼 큰 근육으로 변화 되는 운동을 한다면 당신은 기성양복이 절대 어울리지 않게 되니까. 개인의 취향과 선호도 차이지만 기본 체형이 옷을 입기에 훨씬 나은 이유는 처음 만드는 옷에 있다고 말하고 싶다.
모든 브랜드에서는 처음으로 만드는 옷은 0.5센티 정도의 민감한 편차 차이와 브이존의 깊이 테일러드칼라의 폭과 넓이 포켓의 위치 이 모든 것을 기본 바디 사이즈에서 위치를 잡고 가봉하게 되는데 이 모든 작업을 디자이너의 감성으로 몇 번의 샘플작업을 통해 만들며, 그 옷은 기본 바디체형을 통해 만들어 진다. 그런 후 1.5인치나 2인치 이상의 편차를 두고 사이즈를 늘려 라지 사이즈나 100사이즈로 만들게 되는데, 당신의 어깨와 키가 표준이라고 해도 배가 나왔다면 큰 사이즈를 입어야 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그렇다 해도 맞춤 양복 전문점들이 많이 있으니 실망 하지 마시길 바란다.
지금은 사회 계층과 상관없이 남성들은 모두 양복을 입는다. 대량 생산되는 기성복은 도시의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복장이 되었고, 사회집단의 상징적인 스타일이 되었다. 30대 남성 여러 명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면 비슷한 연령대 임에도 불구하고 체형은 각기 다르다. 허리 사이즈도 틀리고 키와 어깨 가슴, 또 배만 나온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상체만 비만인 사람도 있다. 이 사람들에게 똑같은 브랜드의 같은 디자인과 같은 양복을 모두에게 입혀보면 그 중에서 눈에 띄게 양복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 보이게 된다. 그런 사람들을 일반적으로 옷걸이가 좋은 사람 또는 옷태가 좋은 사람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 말은 잘 생긴 사람을 말하는 건 아니라 기본체형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잘 갖추어 입은 상하 한 벌의 정장을 슈트라 부르고 이렇게 차려 입으면 젠틀맨 즉 신사라 부른다. 교양과 지성 그리고 품위를 내보이는 사람을 뜻한다.
양복들이 우리를 입고 있는 것이 아닌 내가 신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오늘부터 운동을 하시기를 바란다.
패션디자이너 김형철 ok775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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