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앱스토어 로고 화면]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애플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광고 교환 마케팅인 크로스 프로모션과 친구 초대 및 리뷰 작성 보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정책을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일 발표된 애플의 정책은 이미 애플 앱스토어 가이드라인에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전격적으로 정책 변경을 결정한 이유는 앱 마켓의 건전성 확보로 보인다. 지나친 광고와 고객들의 혼선을 야기할 수 있는 혜택을 차단해 보다 투명한 서비스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이미 크로스 프로모션과 친구 초대 및 리뷰 적성 보상 등이 모바일 콘텐츠 시장의 핵심 마케팅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강압적인 정책을 추진할 경우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시대착오적인 정책으로 인해 ‘구글 독주’ 현상이 심화될 경우 중소개발사들에게 심각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앱 마켓 건정성 확보? 강압적 정책 논란
애플은 지난 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애플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 2014(이하 WWDC 2014)’에서 친구 초대와 크로스 프로모션을 금지하는 새로운 정책을 발표했다. 이 정책은 지난 10일 애플 앱스토어 가이드라인에 적용됐으며 이미 몇몇 앱들이 해당 사유로 서비스 승인이 철회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되는 건 2조 25항과 3조 10항이다. 먼저 2조 25항은 다른 앱의 다운로드나 구매를 유도하는 프로모션 진행을 금지하고 있다(Apps that display Apps other than your own for purchase or promotion in a manner similar to or confusing with the App Store will be rejected).
또한 3조 10항에서는 개발자가 순위 조작을 위해 유저에게 보상이나 혜택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한다(Developers who attempt to manipulate or cheat the user reviews or chart ranking in the App Store with fake or paid reviews, or any other inappropriate methods will be removed from the iOS Developer Program.)
두 조항이 문제가 되는 건 현재 앱 마켓에서 통용되는 크로스 프로모션 및 리뷰 혜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조 25항의 경우 특정 목적을 위한 친구 초대나 추천 보상(to provide significant added value for a targeted group of customers)까지 금지해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현재 게임을 포함한 모바일 앱 시장에서는 각기 다른 두 개의 앱이 배너 등을 통해 서로를 광고하는 크로스 프로모션과 앱 리뷰 작성에 따른 보상 제공 및 다른 유저에 대한 초대 활동에 대한 혜택 등이 일반화된 상태다.
애플의 정책 변화 밑바탕에는 지나친 간접 광고나 고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수준으로 리뷰 혜택을 주는 것을 제재해 보다 건전한 앱 마켓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다.
하지만 실행 지침 상에서는 모바일 마케팅 시장 현실 자체를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크로스 프로모션과 리뷰 혜택이 사실상 앱 홍보 및 마케팅 수단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전면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앱스토어 서비스를 준비하는 개발사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구글 독주 이어지면 중소개발사 부담 증가
애플의 정책 변경으로 우려되는 또 다른 부분은 구글플레이 스토어의 독주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모바일 콘텐츠 시장은 구글이 약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애플이 3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티스토어 등 국내 로컬 앱 마켓이 이들 글로벌 기업을 따라잡을 적절한 차별화 지점을 여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구글과 애플의 양강체제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는 크로스 프로모션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친구 초대 보상은 물론, 게임사의 쿠폰 제도까지 별 무리 없이 허용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크로스 프로모션 및 초대 보상을 금지할 경우 구글플레이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여기에 이미 카카오 게임하기가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동시 출시를 포기한 상황에서 크로스 프로모션과 친구 초대 보상 등 카카오 게임하기가 앞세운 마케팅 혜택 등이 구글플레이에서만 허용될 경우, 양 앱 마켓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구글의 독주가 중소개발사들의 부담을 더욱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애플 정책에 대한 반사작용으로 구글플레이 내에서의 크로스 마케팅과 친구 초대 보상, 쿠폰 시스템 등이 지나치게 활성화된다면 이를 보다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대형 퍼블리셔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금전적인 부분이나 물량 면에서 힘겨움을 토로하는 중소개발사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중소개발사 관계자는 “애플의 생각과는 달리 이번 정책 변화는 앱 마켓 건전성 보다는 구글플레이 쏠림 현상을 가속화 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보다 열린 정책으로 앱 개발자 및 개발사들의 원활한 서비스 환경 조성을 배려했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크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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