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순영 기자= 박상은 국회의원의 운전기사가 불법정치자금이라고 신고한 현금이 2000만 원이 아닌 3000만 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박상은 의원은 운전기사가 훔쳤다고 신고한 가방에 있던 현금이 실제로 얼마였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상은 의원은 “11일 운전기사 차에서 도난당한 2000만 원은 불법 정치자금이 아니라 변호사 비용이었다. 일부는 은행계좌에서 인출했고 나머지는 지난해 말 출판기념회 때 들어온 돈”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운전기사가 신고한 박상은 의원의 가방 안 현금이 3000만 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방은 박상은 의원이 절도범으로 지목한 수행비서 김모 씨가 박상은 의원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며 검사실로 직접 가져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박상은 의원의 변호사 비용 2000만 원 해명은 신빙성을 잃게 됐다.
박상은 의원이 도난당한 금액이 얼마인지도 모른 채 “2000만 원을 도난당했다”고 신고하고 해명까지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상은 새누리당 국회의원 사건이 발생하자 여의도 정치권에 또다시 ‘운전기사 주의보’가 내려졌다.
과거 운전기사 문제로 곤욕을 치른 정치인은 적지 않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공천 헌금’ 사건으로 당선무효형을 받은 현영희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현 전 의원의 운전기사인 정모 씨는 이 사건을 제보한 핵심 증인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그에게 사상 최고액인 3억 원의 신고 포상금을 지급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았던 홍사덕 전 새누리당 의원도 운전기사 때문에 발목이 잡혔다.
홍 전 의원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지목된 H사 대표의 전 운전기사 고모 씨가 선관위에 제보하면서 담배상자에 돈이 들어 있는 모습, 홍 전 의원 사무실 전경, 쇠고기 선물세트 및 운송장 사진 등을 함께 제출했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저축은행 비리로 구속된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 등의 사건에서도 운전기사의 제보와 역할이 수사에 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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