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문창극 총리 후보자와 한국 정치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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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1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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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벼랑 끝 전술이다. 여야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식민사관’ 발언을 놓고 치킨게임에 돌입했다. ‘밀리면 끝장’이라는 기류 속에 한 치의 물러섬 없는 평행선이 재연됐다.

17일 새누리당은 문 후보자에 대한 비판으로 민심 이반이 확인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소명 절차를 앞세워 인사청문회 강행 움직임을 보였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등 범야권은 ‘문창극 낙마’를 정조준하며 사퇴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사태의 발단은 문 후보자의 교회 강연에서 시작됐다. ‘일제 식민통치가 하나님의 뜻’이라고 강변한 그는 연일 이슈메이커로 등극하더니, 급기야 병역 특혜 의혹까지 덧칠되면서 퇴행적인 인사로 전락했다.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졸업·동 대학원 박사 과정 졸업, 중앙일보 전 주필….’ 거기에 한국 최대 교회 중 하나인 온누리교회 장로. 한국 기득권 세력의 ‘삶의 궤적’이 국민정서와는 동떨어진, 하나의 벽으로 존재하는 셈이다.

문 후보자의 발언은 ‘개신교’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내재적 접근을 하더라도 일제 치하 옹호를 위한 종교적 윤색에 불과하다.

한국 개신교가 가지고 있는 최대주의를 등에 업고 ‘무오류’ 논리에 빠진, 우리 사회의 엘리트 민낯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얘기다.

핵심은 ‘근본주의’다. 성서의 무오류성과 축어적 해석을 기반으로 한 미국의 보수적 성서운동이었던 근본주의는 이후 전세계 이념주의자들의 밀어붙이기식 논리의 한 축으로 작용했다.

사태 초장기 문 후보자의 사과 거부, 새누리당의 문창극 구하기 등도 이 같은 근본주의와 무관치 않다.

주목할 부분은 이 근본주의가 한국 사회에서 강자의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였다는 점이다.

나만이 옳다는 절대주의는 정치적으로 ‘독재’를, 종교적으로는 ‘불통과 아집’을 각각 낳았다. 그래서 우리는 대한민국을 위험사회라고 부른다.

절대주의에서 벗어난 새로운 참여, 개방 네트워크를 추구하는 진일보한 대한민국은 어디에도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의 장막’이 초래한 문창극 사태가 한국 엘리트 정치의 민낯을 드러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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