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바쁜 일정 속에 18일 오전까지 문 후보자의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를 재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여러 가지 분석과 설이 난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실제로 일정 때문에 결재를 못 할 수도 있지만, 결재를 미룸으로써 문 후보자에게 자진해서 사퇴하라는 완곡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게 아니냐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문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 임하겠다는 뜻이 워낙 완강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청와대는 전날인 17일 문 후보자 임명동의안 제출 여부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기존 입장에서 아직까지 변화된 것은 없다"고 못 박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밤(현지시간) 박 대통령이 국빈방문 중인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사청문회의 원칙이 '정부에서 인사권자가 골랐는데 국회의 시각으로 잘못된 사람이 있다면 걸러내자'는 취지"라며 "그래서 청문회를 거치는 게 맞는 것이 아니냐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거기에 대해 바뀌었다는 이야기는 없다"고 덧붙였다.
정홍원 국무총리 역시 18일 오전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문 후보자 친일 망언과 관련, "그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아서 이런 논의에 대해서는 청문회 과정에서 충분히 진의가 규명됐으면 한다"며 인사청문회 소집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새누리당 지도부는 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를 반드시 이행해야 하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이는 등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날 공개 회의석상에서도 문 후보자에 대한 언급을 일절 자제했다.
다만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문 후보자 거취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방향성을 정해놓고 가는 것보다 한 분 한 분 스스로 자연스럽게 해도 무리가 없다"며 "절차를 지켜가며 의원들의 의견을 한 분 한 분 소중히 듣고 국민 여론을 살피면서 무겁게 결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도부의 기류 변화 속에 친박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과 이재오, 김상민 의원 등 당내 일부 비주류 의원들은 문 후보자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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