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로 일본 조선업계 급부상…위협받는 한국 조선업계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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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1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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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엔저와 상선시장 회복이라는 두 호재와 맞물린 일본 조선업계가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 프리미엄을 포기한 적극적인 수주 전략에다 해양설비 개발을 위한 정부차원의 자금 지원이 이어지고 있어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위협요소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18일 글로벌 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1월부터 5월 말까지 일본내 최대 조선사인 JMU(Japan Marine United)는 총 18척, 71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계약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기간 기록한 33척(79만CGT) 대비 척수로는 감소했지만 규모는 오히려 증가한 데다 대부분 고부가가치 선종 수주가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평가다.

수주강세의 배경으로 엔·달러 환율이 100엔 초반에서 유지중인 '엔저효과'가 가장 큰 이유다. 지난 2012년 말 이후 일본의 엔화가치는 20% 가까이 절하됐다. 이를 통해 일본 내 수출선박 가격도 저렴해져 해운업체들의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엔저효과는 선박가격 인하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JMU는 그간 고착화 됐던 가격 프리미엄을 없애고 적극적인 수주전에 돌입한 상태다. 일례로 그리스 선사로부터 31만8000DWT(재화중량톤수)급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했는데 수주금액은 각각 1억100만달러로 클락슨이 발표한 시장가격과 전혀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조선소들이 그동안 유지해왔던 가격 프리미엄을 제거하고 정가(正價) 수주에 나선 것이란 평가와 더불어 가격을 낮춰도 수익성이 담보되는 만큼 한국, 중국 조선소들과 정면승부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유니버셜조선과 IHI마린유나이티드의 통합으로 지난해 1월 공식 출범한 JMU는 ‘합병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라는 일본 조선업계가 추구하는 경쟁력 강화의 본보기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초대형 컨테이너선 분야에 있어 5월말 현재까지 수주계약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을 제치고 세계 1위를 기록중에 있는데다 VLCC,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해양플랜트 건조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국내 조선업계를 위협하는 요소로 급부상 중이다.

또 일본이 해양분야 진출을 위해 국가적인 지원에 나선 점도 우리나라 조선업계를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트레이드윈즈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 일본의 국토교통성을 중심으로 자국의 조선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해양사업 진출을 돕기위해 해양 프로젝트 연구개발 자금 지원을 시작했다.

현재 일본 국토교통성은 친환경 선박 연구개발을 위한 자금 지원을 해양 프로젝트 연구개발 자금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이 상선분야에서 경쟁력이 높았던 반면 해양플랜트 등 시추설비 부문에서는 우리나라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는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이 낮은 가격으로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우리나라 조선업계에 적지않은 타격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일본 조선사의 수주 선박 상당수가 자국 물량인데다 일본 조선사들의 도크가 한정돼 있어 당장 우리를 뛰어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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