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 우리나라에서 '오픈카' 만큼 선망과 무관심이 교차하는 차종이 또 있을까? 한여름을 포함해도 '뚜껑을 열고' 다닐 수 있는 기간이 일 년 중 3분의1이 채 되지 않는 데다, 그나마 도심에서는 소음과 매연에 오히려 불편한 차량이 '오픈카'이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하드탑인 메르세데스-벤츠 SKL 시리즈는 오픈카를 소유하기엔 열악한 우리나라 환경에서 비교적 유리하다. SLK는 일반적으로 '오픈카'라고 통칭하는 로드스터 모델이다.
17일 저녁,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서 마련한 '드림카 나이트 드라이브' 행사를 통해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양평까지 이어지는 야간 드라이빙으로 메르세데스-벤츠 SLK 200을 시승했다.
한 여름이라고 하기엔 조금 이른감이 있었지만 탁 트인 시야로 춘천 고속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일반 승용차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즐거움이었다.
날이 어두워 져 갓길에 잠시 차를 세우고 루프탑을 닫은 뒤 다시 달렸다. 버튼 하나로 열리고 닫히는 루프탑은 닫히고 나면 외관으로 일반 쿠페와 구분이 되지 않을 만큼 어색함이 없었다.
운전석에서도 루프탑을 개방하고 달릴 때와는 전혀 다른 일반 쿠페를 타는 느낌이었다.
1796cc의 직렬 4기통 엔진을 장착한 SLK 200은 184마력과 최대 토크 27.5km.g을 낸다. 처음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는 메르세데스-벤츠 특유의 한 박자 느린 가속감이 느껴졌으나 이내 시원한 엔진음과 함께 빠르게 속도가 올라갔다. 7G-TRONIC PLUS 자동변속기를 탑재 SLK 200의 변속도 계기판을 확인하지 않으면 느끼지 못할 만큼 빠르고 부드럽게 이뤄졌다.
시승 코스의 회차 지점에 도착하니 해가 완전히 기울어 날이 어두워졌다. 카페 조명 아래서 본 SLK 200의 디자인은 스포츠카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차체에서 느껴지는 안정감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스포츠카라고 하기엔 조금 중후한 느낌도 들었다.
SLK-클래스 특유의 롱 노즈와 숏 테일 디자인에 전설적인 300 SL에서 계승된 사이드 에어 아웃렛은 로드스터의 강력한 성능을 표현했다고 메르세데스-벤츠는 설명했다.
다만 SLK 200은 전면을 더 날렵하게 다듬었음에도 공기저항계수가 기존의 0.32Cd에서 0.30Cd로 향상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루프탑을 여닫을 수 있는 모델인 만큼 실내 공간과 적재공간은 부족하다. 실내 공간은 두 사람이 타고 나면 따로 짐을 둘 공간이 없을 만큼 꽉찬다. 연비는 10.6km로 로드스터 모델 치고는 나쁘지 않은 편이나 가속감 등을 생각하면 아쉬운 편이다.
메르세데스-벤츠 SLK 200의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672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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