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간 정책 불협화음…실종된 ‘정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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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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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총리 임명 지연으로 박근혜 정부 2기 개각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 부처간 불협화음이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승용차 연비 사후관리, 저탄소차 협력금제도, 임대소득 과세, 담뱃세 인상, 군복부 학점 인정 등 여러 정책을 두고 각 부처간 제각각 목소리를 내는 바람에 정책이 시행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화되는 총리 공백으로 인한 관가의 컨트롤 타워 기능 부재와 함께 부처간 엇박자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이미 정책의 추진동력은 사실상 마비 상태라고 진단한다.

상실된 정부의 조율 기능에 박근혜 정부가 추진해온 정부 3.0정책이 사실상 실종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19일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 각 정부부처에 따르면 최근 각종 정책이 부처간 기싸움에 진행이 더뎌지고 있다. 승용차 연비 사후관리를 두고 발생한 '뻥튀기연비' 분쟁이 대표적인 사례다.

산업부와 국토부는 싼타페와 코란도스포츠 등 일부 차종의 연비 조사 결과에 대해 제 각각 상반된 결론을 내렸다. 산업부 조사에서는 이들 차량의 실제 연비가 허용 오차범위(5%)를 벗어나지 않았지만, 국토부 조사에는 오차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정되면서 뻥튀기연비 논란이 확산됐다. 양 부처간 좁혀지지 않는 이견차이에 기재부가 조율을 권고하고 나섰지만, 여전히 적합 판정이 엇갈리면서 정책의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저탄소차 협력금제도에서도 부처간 불협화음은 여실히 드러난다. 저연비 차량 구매시 부담을 내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이 제도는 도입을 늦추자는 기재부, 산업부와 이를 반대하는 환경부의 갈등 속에 표류 중이다. 당초 3개 부처가 4월로 발표한 제도 조정안 발표 시기가 2개월이 지난 상황이지만 부처간 이견차이만 커지고 있어 내년 1월 시행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국토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방침도 부처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기재부는 사전조율 없는 국토부의 공개적인 완화 방침 거론에 개정할 뜻이 없음을 밝히면서 전형적인 '불통'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담뱃세 인상계획 역시 유사한 모습의 난맥상을 드러내고 잇다. 복지부는 담뱃값 동결 10년을 맞이하는 올해 소비자물가 안정 등 담뱃값 인상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나섰다. 하지만 기재부 등 관계부처에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군복무 학점 인정 방안에 있어서도 국방부와 교육부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고, 임신휴가제도 역시 복지부와 고용노동부간 불협화음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부처간 엇박자가 새로운 총리와 부총리 인선이 마무리되는데로 해결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부처간 칸막이 제거'를 정책기조로 줄곧 외쳐온 박근혜 대통령의 정부 3.0정책이 이미 추진력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부처 고위 관계자는 "부처간 갈등은 그간 잠재돼있던 요소들이 개각을 앞둔 상황에서 분출되고 있는 것"이라며 "조속히 인사를 마무리짓고 부처 간 소통을 원활히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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