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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실적 평가 발표에 고개 숙인 공공기관 '실망·당혹·겸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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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1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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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기관 정상화 분위기 속 A등급 기관도 차분한 반응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과 결과 낙제점을 받은 기관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으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부채 감축과 경영 합리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해 말 발표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이후 공공기관을 개혁하자는 분위기가 이어지다 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은 것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19일 정부와 공공기관 등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2013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서 낙제점인 D등급과 E등급을 받은 기관은 30개에 달한다. S등급은 없고 A등급을 받은 기관은 단 2개로 전체의 1.7%에 불과하며 B등급 39개, C등급은 46개 기관이었다.

지난해 C등급을 받았으나 올해 최하위 등급을 받은 한국가스공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부채비율이 400%까지 치솟았기 때문에 실적평가가 좋게 나오진 않을 거라 예상했지만 E등급까지 떨어질 줄은 몰랐다"며 "부채 감축을 위한 구체적 절차를 밟고 있으나 경영 개선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2017년까지 10조5000억 원의 부채를 감축하기로 하고 자산매각 등 구체적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D등급에 이어 올해 E등급으로 더 낮아진 한국수력원자력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평가 결과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보다는 혁신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해 내년에는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C등급에서 두 계단 추락해 E등급을 받은 코레일 역시 같은 입장이다. 코레일은 지난해 4조330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말 기준 17조5834억 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 22일간 파업을 이어가 역대 철도파업 가운데 가장 긴 파업을 한 점도 이번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 관계자는 "지난해 파업으로 국민들께 커다란 불편을 끼쳤고 대규모 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니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D등급 평가와 함께 기관장 경고조치를 받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직원들의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 금융부채를 상당히 줄인 만큼 앞으로도 부채 감축 폭을 높이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진도 노조와 방만 경영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고 이달 말까지는 좋은 결과를 끌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4년 연속 A등급을 받은 한국교육학술정보원과 3년 연속 A등급을 받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공공기관 정상화 칼바람 속에서 이번 결과를 조용하게 받아들이는 눈치다.

학술정보원은 지난해 본사의 대구 이전에 따른 부대비용을 최소화했고, 인력 구조조정 노력이 인정됐다.

KOTRA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34억 원을 기록해 2012년 99억 원보다 35.3% 늘었고, 불합리한 노사관행 개선 등 노사관리 부문의 실적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정부 기관이나 금융·법률 기관에 정보 제공 등 협업과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가산점까지 받았다.

학술정보원 관계자는 "초기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정부 정책에 맞춰 진행하고 수시로 회의를 해 자체 점검을 실시했다"며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기뻐하되 대외적으로 조용하게 보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KOTRA 관계자 역시 "현재 사회 분위기가 대외적으로 우리가 A등급을 받았다는걸 자랑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수 기관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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