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은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귀국을 하루 앞둔 20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를 정조준하며 대여공세의 고삐를 당겼다.
박 대통령이 귀국 후 문 후보자 임명동의안 재가 검토를 밝힌 만큼 새정치연합은 향후 2∼3일간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며 파상공세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특히 새정치연합이 문 후보자 이외에 논문 표절 논란에 싸인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차떼기’ 의혹이 불거진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 등으로 대여전선을 넓혀 향후 정부여당과 야당의 갈등이 극에 달할 전망이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 “ 이번 인사는 총체적으로 낡은 인사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며 “면면이 국민들께 실망과 상처를 내는 인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안 대표는 ‘문창극·이병기·김명수’ 후보자 등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3인방을 거론하며 “국민에게도, 국제사회에도 도저히 통할 수 없는 총리, 국정원을 개악하려는 게 아닌지 의구심을 가지게 하는 국정원장,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용납되지 않았던 논문 표절을 한 교육부장관”이라고 비판하며 불가론을 천명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도 “대한민국은 국무총리가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이상한 나라가 되고 있다”면서 “문 후보자에 대한 대통령의 지명 철회와 2기 내각의 전면적 재구성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로 충격에 빠진 국민들이 이번 인사 참사로 또 한 번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럼에도 국정 정상화를 위한 대통령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박 대통령은 귀국하는 대로 즉시 국정 공백을 차단하는 결단을 밝혀라”라고 말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과거 ‘중국 민주화·자유화·기독교화 필요’ 발언에 대해 언급한 것과 관련해 “중국이 불쾌감을 표시하고 동북아 국제관계가 출렁이고 있다”며 꼬집었다.
이어 “이런 총리로 외교가 제대로 추진될 수 있느냐”며 거듭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류젠차오 부장조리는 지난 17일 베이징 외교부에서 가진 한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와 관련, “종교 및 민주주의 실현 방식과 발전 모델 역시 각국 인민들이 각자 선택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후보자의 발언을 사실상 내정 간섭이라고 본 셈이다.
박 원내대표는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김병준 전 부총리는 제자가 논문에 쓴 데이터 48개 중 5개를 썼다는 이유로 사퇴했다”고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김 후보자는 논문 11건의 표절 의혹, 4건의 실적 부풀리기, 제자 연구비 가로채기, 존재하지 않는 학술지에 논문 등록 등 온갖 의혹과 부도덕성이 터져 나왔다”면서 “잣대가 두 개일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여기에 야권 내부에서 청와대 인사를 총괄하는 김기춘 비서실장 책임론까지 불거졌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박근혜 정부의 인사 참사의 1차적 책임자는 김기춘 실장”이라며 “김 실장에게 책임이 있다면 반드시 바꿔야 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새정치연합 이종걸 의원은 같은 날 이른바 ‘문창극법(일제식민지배 옹호행위자 처벌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는 친일반민족 행위를 찬양·정당화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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