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관세화] 쌀 관세화 확정?…험난한 기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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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2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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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우리나라 쌀 관세화 유예시점이 올 연말이면 종료된다. 20일 열린 쌀 관세화 공청회 현장에서는 쌀 시장 개방을 주장하는 정부와 피해를 우려하는 농민들간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정부로서는 필리핀처럼 관세화를 한시적으로 유예할 경우 저율관세할당(TRQ)를 통해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물량이 크게 늘어 국내 쌀 시장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농민들은 관세화를 통해 쌀 시장이 개방될 경우 국내 쌀 시장은 물론, 농업 전반에 큰 피해가 야기될 것이라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쌀에 관세를 적용(관세화)하느냐, 웨이버(의무면제)를 신청해 일시적으로 관세화 유예를 재연장하느냐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앞서 우리나라는 1986~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서 당시 수입하던 모든 농산물에 대해 관세화 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쌀은 예외적으로 관세화를 10년씩 두 차례 유예해 오는 조건으로 1995년부터 올해까지 TRQ를 설정, 매년 일정량씩 수입을 늘려왔다.

정부는 TRQ 설정에 따른 쌀 의무수입물량은 1995년 당시 국내 소비량의 1%인 5만1000t에서 2004년 20만5000t으로 늘었고 올해에는 국내 소비량의 8%인 40만9000t으로 증가했다.

관세화를 찬성하는 전문가들은 관세화를 10년간 유예하지 않았더라면 TRQ를 40만9000t이 아닌 2004년 당시의 20만5000t으로 묶어두고 추가 수입은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현 시점에서라도 관세화를 선택한다면 국내 쌀 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고율관세를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관세율이 높을 수록 수입쌀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웨이버가 한시적인 조치라는 점에서 관세화에 대비해 쌀 생산비 절감, 풀질제고 등을 추진해 쌀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쌀 관세화를 반대하는 날 선 공방도 오갔다. 반대를 주장하는 일부 전문가와 농민단체들은 정부가 사실상 쌀 관세화를 정해놓고 의미없는 토론을 한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와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외국쌀 수입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나 실질적인 빗장(관세화)이 풀리는 만큼 현장 농업인의 불안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농업협정문 어디에도 내년부터 관세화 의무가 발생한다는 내용이 명시돼있지 않다는 점에서 고율관세가 영구불변하지 않으며 관세 감축 및 철폐의 압력은 끊임없이 존재할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처럼 첨예하게 엇갈리는 쌀 관세화 문제가 이번 공청회를 계기로 정치권 대결 구도로 번질 전망이다. 정부는 그동안 준비해 온 정부안을 기초로 이해관계자, 국회, 관계부처 등과의 추가 논의를 거친뒤, 사전 동의를 구하고 국회에 설명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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