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경기위원 시험했나, 규칙 정말 몰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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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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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여자오픈, 그린 파고든 프린지의 스프링클러 덮개 구제 여부 물어

2014한국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동반플레이한 전인지(왼쪽)와 김효주.                     [사진=KLPGA 제공]



1994년 아니면 1995년으로 기억된다.

제주 중문CC에서 조니워커스킨스게임이 열렸다. 그레그 노먼, 비제이 싱, 박남신, 데이비드 프로스트가 출전했다.

한 홀에서 노먼의 볼이 나무 뒤쪽에 멈췄다. 플레이선에 나무가 가렸으나 나무에서 볼까지는 5m정도 됐다. 나무에는 지주목이 몇 개 있었다.

노먼은 한국인 경기위원장에게 “플레이선에 지주목이 있는데 구제받을 수 있는가?”고 물었다. 위원장은 “지주목이 스윙이나 스탠스에 방해되지 않으므로 구제받을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머쓱해진 노먼은 그 홀 그린에 가서 또한번 위원장에게 ‘시험삼아’ 질문을 했다. “내가 한 손으로 깃대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퍼트를 하면 규칙위반인가?”고 물었다.

그러자 경기위원은 “그렇게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친 볼이 깃대에 맞으면 2벌타다.”고 적확히 말해줬다. 노먼은 그 뒤로 위원장을 괴롭히지 않았다.

지난해 신한동해오픈에서 김민휘(신한금융그룹)의 파3홀 티샷이 그린앞에 멈췄다. 가보니 볼은 좀 파인곳에 3분의 1쯤 묻혔다. 앞선 선수들이 만들어놓은 피치마크인 듯한 곳이었다. 

김민휘는 경기위원을 불러 구제를 요청했으나 경기위원은 "구제받을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자신의 볼이 낙하하면서 만든 자국에 볼이 들어갈 경우에만 구제받는 것은 주니어 선수들도 다 아는 내용이었다.

전인지(하이트진로)가 베어즈베스트청라CC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여자오픈에서 노먼, 김민휘와 비슷한 질문을 했다. 선수, 그것도 톱프로라면 대부분 알 수 있을만한 내용을 위원에게 물어봤던 것.

한 홀에서 전인지의 볼이 그린 가장자리에 올랐다. 홀은 저 멀리 있었고, 퍼트선에는 그린 프린지가 파고 들어왔다. 아시아나CC 등지에서 가끔 볼 수 있는 라이였다. 요컨대 퍼트를 한 볼이 ‘그린-프린지-그린’을 거쳐서 홀에 다다를 수 있는 상황이다. 더욱 그린을 파고든 프린지에는 스프링클러 덮개까지 있었다.

전인지는 경기위원에게 “퍼트선에 튀어나온 프린지에 스프링클러 덮개가 있으니 구제받을 수 있는가?”고 물었다. 위원은 “로컬룰에 따로 없으니 구제받을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그러자 전인지는 “그렇다면 그린에서 웨지로 샷을 할 수 있는가?”고 물었다. 위원은 “얼마든지 웨지로 샷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그린에서 웨지로 샷을 해 튀어나온 프린지를 넘겼다. 다행히 그린이 파이지 않았다고 한다.

전인지가 알고도 물어봤다면 위원의 지식을 시험해보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모르고 그랬다면, 스윙 연습 못지않게 골프규칙 공부를 더 해야 세계적 선수가 될 듯하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 전인지는 3라운드까지 합계 7오버파 223타로 공동 36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김효주와는 12타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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