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한류스타 전지현과 김수현의 헝다(恒大)그룹 광고모델 계약 해지와 관련해 벌어지고 있는 논쟁에 중국 역시 비상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21일 오후부터 60여 곳의 현지 매체가 관련논란을 자세히 보도하고 있으며, 시나닷컴의 기사에는 22일 오후 1시 현재 4만 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며 핫이슈로 부상했다. 댓글 대부분은 한국을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문제의 광고는 중국 헝다그룹이 세계 생수시장 공략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창바이산(長白山) 광천수 헝다빙촨(恒大氷泉)의 광고다. 전지현과 김수현은 최근 이 광고의 촬영을 각각 중국과 국내에서 마쳤다. 하지만 헝다빙촨 생수병에 원산지 표기가 백두산의 중국명인 창바이산으로 기재돼 있는 게 문제가 됐다.
문제를 삼는 쪽에서는 칭바이산이라는 명칭 자체가 중국의 동북공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대표적인 한류스타들이 이에 이용됐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전지현과 김수현 측은 "원산지 표기까지 확인하지 못한 것은 불찰"이라고 사과했지만, 들끓는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결국 중국 측에 광고모델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김수현의 소속사 키이스트는 "위약금과 광고 촬영 비용 등 수십억 원의 손해가 생길 것 같다"면서 "계약 해지 요청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미 촬영까지 마친 상태라 경우에 따라서는 소송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지현과 김수현의 이번 광고 모델 계약금은 업계 최고 대우인 1년 계약에 10억 원 선으로 알려졌다. 광고 제작에도 많은 돈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네티즌들은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논쟁을 두고 "또다시 창바이산을 한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이냐"며 발끈하고 있다. 과거 2007년 우리나라 쇼트트랙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A4용지에 쓴 ‘백두산은 우리 땅’ 이라는 세리머니를 펼쳤던 사실까지 상기시키며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번 논란을 지켜보는 한편에서는 "백두산의 일부는 중국의 영토이며 장백산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는 만큼, 장백산에서 물을 길었으니 제품에 취수원을 장백산으로 기입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며 "농심의 생수 제품인 백산수 역시 취수원을 장백산으로 적고 있다"는 반응을 냈다. 때문에 이를 동북공정까지 연계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것. 또한 베이징의 한 문화산업 종사자는 "이번 논란이 중국인들의 한류에 대한 호감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 같아 우려스럽다"는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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