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 불투명…갈수록 꼬이는 내수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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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2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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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16강 진출로 소비심리 확산 기대했지만 사실상 어려워"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우리나라가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예선 2차전에서 알제리에 패함으로써 16강 진출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 16강 진출로 소비심리에 불을 댕겨 장기화된 내수침체를 벗어나길 기대했던 정부는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특히 이번 월드컵은 세월호 참사 여파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새벽에 치뤄지는 경기 시간을 고려할 때 아직 이렇다 할 '월드컵 특수'가 보이지 않은 탓에 실망은 더 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3일 "세월호 여파 등으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는 상태인 데다 출근에 부담을 주는 경기 시간으로 (월드컵이)내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16강에 진출한다면 내수침체를 벗어나는 터닝포인트를 마련할 것이라 기대했는데 (16강 진출이)어렵게 돼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도 3월 천안함 사건이 발생,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소비가 둔화된 적이 있었으나 대표팀의 원정 첫 16강이라는 성적을 거둬 사회 분위기의 반전을 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역시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둬야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남아공월드컵 때 우리나라는 10조2000억원의 경제 효과를 본 것으로 추정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한양대 스포츠산업·마케팅센터의 추산 결과 TV수출 등 상품 매출과 기업 홍보·프로모션비용 지출, 거리응원·뒤풀이에 따른 소비 증가 등 남아공월드컵의 직접적 경제 효과는 3조7000억원에 달했다.

대표팀 경기가 전 세계에 생중계돼 얻는 국가브랜드 상승효과 3조6000억원 등 간접적 경제효과는 6조4000억원으로 추정됐다.

특히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스폰서 기업과 치킨·맥주업체 등 월드컵 수혜주 19개 기업 시가총액은 월드컵을 전후로 3주간 2조5000억원이 증가했다.

실제 지표로도 2010년 월드컵 효과는 한눈에 들어온다.

2010년 2분기와 3분기 실질 민간소비는 전 분기보다 각각 0.5%, 1.1% 늘었으며 민간소비는 2010년 연간으로는 4.4% 증가해 2009년(0.2%)과 2011년(2.9%)보다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은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지면서 반전을 꾀할 만큼의 경제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민간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풀릴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월드컵 특수' 효과를 볼 수 있었겠지만 16강이 불확실한 현재 상태론 장기화된 내수침체를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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