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포스트] ‘점령군’ 카카오? 다음에 흐르는 ‘불편한’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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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2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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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점령군’ 네이버 vs ‘연합군’ 다음카카오.

지난 5월 26일, 다음과 카카오가 전격적인 합병을 선언한 이후 업계에서는 위와 같은 표현이 유행했습니다.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네이버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지만, 외형적으로는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음과 카카오의 연합으로 국내 포털 시장의 70% 이상을 자치하고 있는 네이버에 대항할 수 있는 대형 IT기업의 출범이 눈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달 정도 지난 지금, ‘연합군’ 내부에서 불편한 기류가 조금씩 감지되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카카오와 다음의 미묘한 줄다리기, 그것도 인력 문제로 인한 위험한 힘겨루기가 그것입니다. 양사의 합병으로 인한 불가피한 조직 재구성이 다음쪽에 집중되며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점령군’ 행세를 하고 있다는 불만이 조금씩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다음카카오의 조직 재구성 문제는 합병 직후부터 불거져 나온 화두입니다. 지난해 기준, 네이버의 매출은 2조3000억원이며 다음과 카카오의 매출은 각각 5300억원과 2100억원입니다. 교집합을 무시한, 단순 합산을 전제로 해도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매출 격차는 3배에 달합니다.

하지만 직원수에 있어서는 네이버가 1600명이고 다음카카오는 다음 1000여명과 카카오 600명을 합쳐 약 1600여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매출은 1/3이지만 직원수는 비슷한, 사실상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다음과 카카오의 추진 사업이 일정 부분 중첩된다는 점에서 이미 업계에서는 다음카카오의 어쩔수없는 인력 재조정, 경우에 따라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구조조정까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바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불편한’ 기류가 다음쪽에서 일방적으로 감지되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합병 선언 이후에도 카카오는 다양한 부문에서 지속적인 인력 충원을 진행하고 있지만 다음은 다릅니다.

다행히도 아직까지 대규모 이탈 현상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팀장급 이상, 심지어는 실장급의 다음 직원들이 공공연하게 이직을 준비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일선 직원들의 동요도 적지 않은 모양입니다.

지배구조상 다음카카오의 중심은 다음이 아닌 카카오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대주주 현황이 그렇고 추진 사업의 방향성도 그렇습니다. 그러다보니 불가피한 사업 정리 및 인력 재배치 과정에서 다음쪽이 일방적으로 ‘책임’을 지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몇몇 핵심 직원들의 이탈 움직임이 확인됐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다음카카오의 목적은 동반성장과 시장 확대, 그리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입니다. 이 과정에서 불가피한 인적쇄신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두 회사의 결합임에도 그 인적쇄신의 기류가 어느 한 방으로 집중된다면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습니다.

아직 다음 직원들의 집단 이탈은 발생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믿고 의지하는 ‘리더’들이 조금씩 회사를 떠난다면 남아있는 직원들의 동요가 커질 것은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동료라고 생각했던 누군가가 ‘점령군’이 될 때, 그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의 좌절과 실망, 그리고 불만이 얼마나 깊을지도 우려스럽습니다. 과연 ‘연합군’ 다음카카오가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갈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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