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도쿄·일본) = “자동차는 도요타에게는 도전이라는 미지의 영역이며 다음 세대를 위한 제안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어느 틈엔가 당연한 가치, 보통사회를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도요타가 지나 온 발걸음입니다.”
카토 미츠히사 도요타자동차 부사장은 지난 25일 도쿄 오다이바에 있는 도요타의 자동차 전용 체험 문화 공간, ‘메가웹’에서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차 HVC 세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자동차의 기술력이 아닌 도요타의 개발 철학을 얘기했다.
이날 도요타의 신차발표회는 차세대 기술인 수소연료전지에 대한 내용 보다는 친환경에 중점을 둔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도요타에 방점이 찍혔다.
지난 24~25일 이틀 간 도쿄에서 본 도요타의 모습은 적어도 일본 내에서 도요타가 어떤 위치를 지니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직접 느낄 수 있었던 기회였다.
◆ 자동차 복합 문화공간 ‘메가웹’
도쿄 오다이바에 위치한 메가웹은 ‘자동차 복합 문화공간’이다. 연면적 2만6227㎡로 1995년 처음 문을 연 메가웹은 도요타의 모든 차종을 전시해 놓고 자동차와 관련한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도요타에 따르면 난해 9월까지 메가웹의 누적 방문자수는 8000만명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도쿄 명물’이다.
도요타는 특히 지난해 11월 리뉴얼을 통해 아이들이 직접 자동차를 체험할 수 있는 ‘라이드 스튜디오’와 레이싱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와쿠 도키’ 존 등을 신설하며 체험 공간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메가웹의 홍보담당을 맡고 있는 이가라시 히사미씨는 “하루 평균 1만명 이상이 방문하고, 주말에는 3만명 까지 방문객이 늘어난다”며 “방문객의 30~40%는 외국인이고, 한국인들도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메가웹 내부에서는 한국인과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이들은 전시도니 도요타 차종을 직접 보고 앉아보며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히사미씨는 “구체적인 운영비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영리 목적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자동차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도요타가 메가웹을 만든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 하이브리드 판매의 역사 ‘도쿄도요타자동차 도쿄지점’
도요타는 지난 1997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모델인 1세대 프리우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도요타의 모든 일본 내 차량 판매는 딜러사를 통해 이뤄지는데, 도쿄도요타자동차는 도쿄 내에서 최초의 하이브리드 판매를 시작한 유일한 딜러사다.
현장에서 만난 스즈키 코히치 도쿄도요타자동차 도쿄지점장의 목소리에는 하이브리드라는 개념이 없었을 때부터 하이브리드 판매 비율이 절반에 달하는 현재를 이뤄냈다는 자부심이 뭍어났다.
코히치 지점장은 “도요타가 1997년 처음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하기 시작했을 당시 전체 모델에서 하이브리드 비중은 4%에 불과했다”며 “그러나 17년이 지나 프리우스 3세대가 나온 현재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 비중이 50%를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할 당시에 딜러사인 우리로서는 모험이나 다름 없었다”며 “하이브리드라는 개념도 없었던 당시부터 꾸준히 고객들을 상대로 직접 하이브리드 인식 개선에 나선 결과 지금은 하이브리드를 구매했던 고객이 가솔린 모델을 다시 구매하는 경우가 없을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향후 2년 내에 15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로 투입하며 전 차종 내 하이브리드 비중을 계속해서 늘려나갈 방침이다.
타카노리 사토 도쿄도요타자동차 영업기획 부장은 “도요타 본사 차원에서 하이브리드 차종을 더 확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일본 내에서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은 현재 50% 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글로벌 자동차 시장 겨냥한 도요타의 노림수는?
일본 내에서 ‘생활 속의 자동차’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 만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도요타가 생각하고 있는 전략도 확고하다. 친환경 기술을 바탕으로 한 차세대 자동차 시장의 선점이다. 가장 먼저 하이브리드 시장을 개척하며 지난 17년 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도요타 본사의 홍보를 맡고 있는 코니시 코키 상무이사는 “현재의 상황은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모델 프리우스를 시장에 처음 내놨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며 “기존 화석연료 기반의 자동차에서 하이브리드, 그리고 그 이후의 차세대 연료 기반의 자동차가 이제 막 탄생하려 하고 있는 시기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키 상무는 “앞으로 도요타는 하이브리드를 통해 축척해 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수소연료전기차 등 차세대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열심히 만들어 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998만대 판매하고, 사상 최대 실적으로 글로벌 자동차업체 1위를 기록한 도요타는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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