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서울시가 시내 103개 약국과 협력해 가출한 청소녀를 비롯해 위기에 놓인 여성 청소년들의 의료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녀 돌봄약국'을 처음 운영한다.
긴급 보호가 필요하거나 거리에서 방황하는 여성 청소년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 약국에서는 감기약, 진통제 등 처방전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을 1인당 1회 1만원 이내에서 무료로 준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 보호시설로 연계해준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으로 서울시여약사회, 서울시립청소녀건강센터와 손잡고 103개소의 '소녀 돌봄약국'을 시범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들 약국의 입구에는 분홍색 하트모양 간판에 '소녀 돌봄약국'이라고 적혔다. 여성약사가 단순히 의료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심리적‧정서적으로도 도움을 준다.
또한 유한킴벌리가 이 사업의 취지에 공감, 생리대 2만 세트와 물티슈 1만개를 지원했다. 여성용품이 필요한 아이들은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동네 약국은 가까운 곳에 있어 아이들의 접근이 쉽고, 여성약사들은 엄마나 이웃처럼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103개 약국의 여성약사들은 이 사업에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지난 5월 한 달간 가출청소녀들의 이해 및 건강상태 등에 따른 대화법, 대화시 주의사항 등과 관련한 사전 교육을 마쳤다.
이들 약국들은 주로 영등포역, 건대입구역, 홍대입구역, 합정역 등 가출 청소녀들의 유입이 많은 8개 자치구를 중심으로 밀집됐다. 11월 말까지 시범운영 뒤 추후 대상과 지역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권영희 시 여약사회 회장은 "청소녀들에게 자신들을 도와줄 수 있는 좋은 어른이 사회 곳곳에 있다는 것을 알릴 것"이라며 "도움이 필요한 청소녀를 발견하면 소녀 돌봄약국으로 안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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