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정치인 아닌 경제수장 최경환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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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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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경제부 기자]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말 그대로 실세형 부총리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얘기다. 아직 공식 임명 전임에도 그의 말 한마디에 경제당국이 주목하고 금융계가 긴장한다. 산업계가 들썩이고 부동산업계가 환호한다. 책임총리에 빗대어 책임부총리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다.

그는 정치인이다. 정치인 중에서도 친박계 실세로 통한다. 그런 그가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의 수장을 맡게 됐다.

기재부를 비롯한 경제부처는 물론 업계와 국민까지 그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 정치인 특유의 추진력과 정무적 감각으로 국회 교섭력과 청와대와의 협업은 역대 부총리 중 최고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대중의 눈을 의식해 당장 눈앞에 찬사를 받을 수 있는 정책들을 밀어붙인다면 대중인기영합주의로 빠질 우려도 크다.

최 후보자가 내정 발표 후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부동산 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벌써 열흘이 넘게 이슈화되고 있다. 부정적 입장을 보였던 금융당국의 태도까지도 바뀌면서 말이다.

이와 관련 한국개발연구원(KDI)는 25일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KDI는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소비와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는 임계치에 달했다"며 "LTV 규제 상한을 초과하는 등 차환위험이 큰 주택담보대출의 규모도 적지 않은 가운데 주택가격이 하락할 경우에 해당 차환위험에 노출된 가계부채 규모가 더욱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 역시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가 이미 높은 수준인 가계부채 비율을 더 높이고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단기적으로는 LTV, DTI 완화가 주택담보대출을 늘려 부동산 시장 활성화의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계부채에 더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 후보자는 한국 경제의 조타수 역할을 해야 한다. 그가 정치인이 아닌 경제조타수로서의 장기적인 안목으로 경제정책을 총괄하고 2기 경제팀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최 후보자가 그간 일관되게 주장했던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는 대한민국 경제수장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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