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금융사 간 '불신' 극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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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2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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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국 "더이상 봐줄수 없다" vs 금융사 "지나친 책임 떠넘기기"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빈발하는 사건·사고에 따른 무더기 징계를 둘러싸고 금융당국과 금융사 간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박근혜정부 출범 후 유독 금융권에서 굵직한 사건·사고들이 많았고, 금융사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금융당국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듯 금융사 및 임직원에 대해 고강도 징계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금융사들은 중징계의 명분이 약할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의 잘못은 덮어둔 채 모든 책임을 금융사에 떠넘기려 한다는 우려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은행, 보험·카드사 등 전 금융권에서 개인정보 유출, 비리·횡령,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등의 사고가 줄을 이었다. 대부분 금융소비자의 안전과 권리를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들이었다.

사건이 잇따라 터져나올 때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해왔기 때문에 이같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사고 발생 이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사후 처리에만 급급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금융당국도 미연에 사고를 막지 못한 금융사들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 금감원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아 상당수 임직원들이 휴일도 반납하고 사고 수습에 매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금감원의 정례 행사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정도다. 2년여 간 지속됐던 '캠퍼스 금융토크'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동양사태가 터진 이후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하고 있다.

비판에 직면한 금감원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최근 금융사 최고경영자 및 임직원에게 고강도 징계를 내리고 있다. 금융사도 징계에 대해 딱히 변명할 수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이건호 국민은행장 등에게 중징계를 내리기에는 명분이 약하다는 여론이 형성될 정도다. 최근 STX에 부실대출을 해준 혐의로 산업은행에도 중징계를 내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감원에 대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금감원이 STX의 회계법인에 대한 부실검사 책임은 모른체 하면서 정작 기업에 자금을 지원한 은행에만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는 의혹과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의 '꼼수'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관치금융, 솜방망이 처벌, 허술한 감독체계에 대한 비판과 금융위원장, 금감원장 사퇴 압박 등을 무마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고강도 제재를 내릴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며 "종종 결정되지 않은 검사 결과나 징계 내용 등을 미리 언론에 흘려 여론의 반응을 떠보는 모습도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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