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비리 '빙산의 일각'…끝나지 않은 '원전마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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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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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험성적서 위·변조한 24개 업체 순차적 고발 예정

  • 국가공인기관들도 조사에 자유로울 수 없을 것

[사진=아주경제신문DB]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원자력발전소 부품 관련 비리가 또 다시 적발되면서 원전 비리의 골을 이번 기회에 낱낱이 파헤쳐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건은 원전 수리부품 등의 시험성적서 위·변조 사례로 핵심부품은 빠져있어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계약당사자인 공직유관기관들은 시험성적서를 위·변조한 24개 업체를 상대로 사법당국 고발에 나설 예정이다.

○○○시스템, ○○산업, ○○중공업, ○○스틸 등 24개 납품업체들은 한전KPS·남부발전·원자력공단·한국지역난방공사·에너지관리공단·광해공단 등 산업부 산하 6개 국가공인시험기관을 상대로 39건에 달하는 엉터리 서류를 꾸며왔다.

이 중 원전의 수리 및 보수용이 7건이며 고리 3·4호기의 노후화된 부품 교체에는 가짜 부품이 들어가는 등 원전부품부실에 따른 사고 우려까지 높은 상황이다.

각 산업부 산하 6개 기관들은 자신들이 24개 납품업체들로부터 피해를 당했다는 주장이나 정작 검찰 등 사법당국 고발 이후 국가공인기관들도 조사에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국가공인기관들은 납품업체들의 가짜 성적서를 그대로 통과시키는 등 아무런 검증 대응을 하지 못한 관련 의혹이 수사과정에서 추가로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지난해 11월 원전부품 시험성적서를 조작한 효성중공업 직원 2명이 구속된 이후 시험성적서 조작 건이 또 적발된 점은 국가공인기관들의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시험 검사 중 서류를 조작하거나 형식적인 검사 후 인증 마크를 달아준 사례도 있어 국가공인 품질인증 마크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103년 원전부품 비리사건에 대한 대검찰청 고소가 이뤄지면서 새한TEP, 한전기술, JS전선, 한국수력원자력 임직원들이 차례로 구속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후 현대중공업 임직원이 체포되고 원전브로커 오희택 구속과 동시에 새누리당 전부대변인 이윤영 씨도 구속되는 사건은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올해는 김종신 전 한수원 사장부터 한빛원전 금품수수 비리, 이청구 한수원 부사장 구속기소, 시험성적서 조작까지 원전을 둘러싼 ‘원전마피아’ 오명이 늘 꼬리표다.

공정위는 지난해 10월 원전 케이블 입찰을 담합한 LS 등 8개사에 과징금 총 63억50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강진중공업·대동피아이·유성산업·한국미크로 등 중소 기자재 업체 4곳이 원전 냉각·순환계통 기자재의 입찰가격을 담합한 건도 처벌하면서 원전을 둘러싼 부조리는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 비리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원전을 반대하는 단체들은 해당 부품들이 핵심부품이 아닌 부분만 적발해 발표한 점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더욱이 납품과정에서 원전 마피아의 개입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총체적인 원전비리는 검찰 손에 달린 상황으로 원전마피아의 실체가 속속 드러난 지난 일 년의 사건처럼 검찰 수사를 통한 원전 비리 근절도 한계가 있어 보인다”며 “원전 비리를 뿌리 뽑을 수 있는 근본적인 시스템 설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해 원전마피아로 세상이 떠들썩한 이후 부조리와 비리 고리를 끊겠다던 경각심은 지속되는 원전 부실로 바람 잘 날이 없다”면서 “검찰 수사뿐만 아니라 공정위도 전체적인 공기업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산업부 산하 원전 관련 기관들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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