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한국뿐 아니라 중국팬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김수현, 전지현이 때 아닌 중국 생수 광고 논란에 휩싸였다. 두 배우 모두 잘못된 판단으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전지현이 김수현 뒤에 숨은 모양새다.
중국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얻은 김수현과 전지현은 중국 헝다그룹의 생수 모델로 발탁됐다. 하지만 헝다빙촨 생수병의 취수원이 백두산의 중국명인 장백산으로 표기된 사실이 전해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장백산은 중국에서 백두산을 부르는 이름으로 중국이 백두산을 중국권으로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의 일환이다.
김수현의 소속사 키이스트 측은 "생수 원산지를 확인하지 못한 점은 분명한 잘못"이라며 "헝다그룹 측에 광고모델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전지현 소속사 문화창고 측도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우리의 실수라 여러 방안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김수현과 전지현 행보에 팬들은 박수와 격려를 보냈다. 계약해지 위약금이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에 달한다는 이야기가 퍼지자 비록 잘못된 선택을 했지만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바로잡겠다는 의지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수현 측은 25일 돌연 "논란에 대해 헝다그룹과 김수현 소속사가 회의를 거듭 거친 결과 한중 양국의 깊은 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우호적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중국에서 생산 및 판매되는 헝다그룹의 생수 제품 취수원 현지 표기에 대해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었음을 서로 인정하며 이해했다. 극단적인 결론을 내기보다는 서로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맺어진 약속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국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역사적 문제에 거짓말까지 더해지며 실망감은 배가 된 것이다. 특히 전지현 측은 "원만한 해결을 위해 여러 방안을 두고 논의를 펼치고 있는 단계"라고 말하며 논란에 대해 특별한 설명을 하지 않아 비난은 오롯이 김수현을 향했다.
전지현 측은 중국 생수와 관련한 질문을 던질 때마다 "입장 정리 중"이라는 말만 내뱉었기에 김수현이 모든 비난의 화살을 감수해야 했다.
그리고 27일 오전 김수현과 전지현이 함께 등장하는 헝다빙촨 생수 지면 광고사진이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되자 급하게 공식입장을 내놓으며 수습에 나섰다. 김수현 측의 해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지현 측이 정말 이날 해명할 시간을 가지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는지, 아니면 생수 광고 사진이 공개되자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걸 감지해 입장을 밝혔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똑같은 잘못에도 전지현은 미온적 태도를 보이며 중국 생수 논란이 잠잠해지길 기다렸다는 것이다. '후배' 김수현이 비난받을 동안 김수현의 뒤에 숨어 논란이 가라앉기만을 기다린 전지현의 태도는 분명 더 비난받아 마땅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