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중국대사관 앞 '류샤오보 도로' 개정… "소인이나 하는 짓"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4-06-27 15:1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중국 누리꾼, 주중 미국 대사관 도로명 '빈 라덴' '르윈스키'로 바꾸자

스테플튼 로이 전 주중 미 대사.[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미국 하원 세출위원회에서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의 주소를 노벨상 수상자인 중국 인권변호사 류샤오보(劉曉波)의 이름을 따서 ’류샤오보 플라자'로 개정하는 안건을 통과시키자 중국 당국이 반발하고 있다.

톈안먼 사태로 투옥됐던 류샤오보는 2009년 정권 전복 시도 죄로 다시 징역 11년 형을 선고받고 현재 투옥 중인 대표적인 중국 반체제 인사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26일자 '중국 대사관 도로명 악의적 변경은 소인이나 하는 짓'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 측을 비난했다.

사설은 중국 고도 성장을 시기하는 사람들이 미국내 늘어나면서 앞으로도 미국이 이런 기괴한 행위로 중국을 짜증나게 할 수 있다며 미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중국으로서는 넓은 도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 동안 중국은 미국의 도로명 개정 시도에 대해 강력히 반발해 왔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앞서 지난달 말 로이터통신에 류샤오보의 법 위반 사실 등을 거론하면서 "도로명 변경은 도발적이고 무지한 행동"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중국 누리꾼들도 미국의 유치한 행동에 대항해 중국도 주중 미국 대사관 앞 도로명을  '빈 라덴로', '차베스로' , '마틴 루터 킹로',  르윈스키로'로 바꾸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번 도로명 개정 아이디어는 1980년대 주미 러시아 대사관의 주소를 옛 소련 반체제 인사인 안드레이 사하로프의 이름을 따 바꾼 데서 착안을 한 것으로, 월스트리저널이 기명 논평을 통해 처음 제안했다.

이후 민주·공화 양당 의원 13명이 지난 5월 워싱턴DC 빈센트 그레이 시장과 필 멘델슨 워싱턴 시의회 의장에게 도로명 개명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면서 공론화됐다.

법안이 최종 발효되면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 주소가 '류샤오보 플라자 1'로 변경돼 중국 대사관으로 오는 모든 우편물에 류샤오보의 이름이 적히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미국이 도로명을 개정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원 세출위원회에서 통과시킨 이번 도로명 개정안은 미국 상하원 동의를 거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서명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스테플른 로이 로이 전 주중 미대사도 앞서 25일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하원 세출위원회의 류샤오보 도로명 개정 시도는 매우 아둔하고 유치한 행위"라며 "미국이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행위로 이 안건을 조속히 철회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