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흠 한국항공대 교수는 27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통안전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에서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항공 관련 안전관리가 미흡하다고 지적하며 이 같이 말했다.
송 교수는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기 착륙사고가 시사하는 바가 많다"며 "전문인력 양성 기반이 취약해 미국, 호주 등 외국의 교육훈련 시스템에 의존하고 안전문화 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 세계 항공기 사고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항공 사망사고의 52%는 접근 및 착륙단계에서 발생한다"며 "특히 활주로 관련 사고율이 현저히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43%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항공기 사고건수는 최근 10년간 총 34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4~2008년 11건에서 2009~2013년 23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송 교수는 "이 중 90대(지난해 10월 기준)에 불과한 헬기 및 소형기 사고가 21건(63%)을 차지했다"며 "대형기에 초점이 맞춰진 항공안전 관리 방안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6년 이후 저비용사의 사고·준사고 발생율(1만 운항횟수당)도 0.63건으로 대형사(0.17건)에 비해 3.7배 높다고 덧붙였다.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는 조종과실이 12건(38%), 부품결함과 정비과실이 7건(21%)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항공기 설계·개발·인증 등의 기술 인프라를 발전시킬 것을 강조했다. 현재 국내 항공산업은 항공운송시장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안전감독 조직 및 인력을 확충하는 등 항공사 대표이사(CEO)의 안전에 대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지했다. 매년 2.4건씩 발생하는 헬기사고와 관련해 국가차원의 회전익항공기 관리 전문가 양성도 요구했다.
송 교수는 "정부 내 항공정책실의 역량과 재원 투자 규모 등이 아직 협소한 수준으로 예방차원의 비행자료분석시스템(FOQA) 활용도 원활하지 않다"며 "산·학·연의 협조체제로 대형항공사뿐 아니라 소형항공사까지 실효성 있는 활용항공안전관리시스템(SMS)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