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폐막한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만난 기업인의 한 이야기다.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은 2007년 시작돼 올해로 8회째를 맞았다.
그 해 취임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중소기업인들만의 모임과 논의의 장이 없음을 아쉬워하며 발족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특히 이번 리더스포럼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지대한 관심을 불러 모았다. 본인의 표현을 빌리면 '15년만의 외출'을 단행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때문이었다.
파급력은 실로 엄청났다. 이 의장이 중소기업과의 상생방안 마련을 천명한 강연장은 중소기업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포럼장 한켠에 마련된 기자실에는 이례적으로 중소기업 및 중소기업중앙회 출입기자 외 상당수의 IT 기자들까지 몰렸다.
실제 다음날 조·석간 신문에는 리더스포럼 개막 기사보다 훨씬 많은 수의 이해진 의장 관련 기사들이 쏟아졌다. 또 다른 중소기업인은 "이쯤되면 주객전도 아닌가. 이해진 의장을 초청한 관계자는 긴장해야 할 거 같다"는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야기하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이 의장을 적극 설득해 리더스포럼에 초청한 당사자가 행사의 호스트 격인 김기문 회장 본인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 의장의 등장으로 리더스포럼은 활기를 띄었다. 세월호 사태와 끝날 줄 모르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자칫 위축될 수 있었던 분위기가 반등된 것은 물론, 대-중소기업간 최대 쟁점인 양극화와 상생에 대한 관심과 여론 조성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육참골단(肉斬骨斷). 회장으로서 마지막 리더스포럼을 준비한 김 회장의 묘수는 제대로 통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