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순영 기자= 살인교사 김형식 서울시의원 직접 올린 박원순 시장 시정질문 영상 “섬뜩?”…재선에 성공 김형식 서울시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었지만 체포된 뒤 탈당
김형식 서울시의원이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는 가운데 김 의원의 과거 시정 질문 영상이 회자되고 있다.
김형식 서울시의원은 지난 4월 17일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235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시정질문 영상을 업로드했다.
김형식 서울시의원이 직접 올린 이 영상에는 김 의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서민주택 8만호 공급이 지켜지지 않는다며 호통을 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김형식 의원은 박원순 시장이 후보 시절 선거캠프에서 함께 일하기도 했지만 서민주택 8만호 공급 기준을 인가기준으로 바꿔 숫자놀음만 하고 있는 박 시장의 시정운영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어떻게 이러실 수 있습니까?” 라고 질책했다.
이 영상을 업로드한 4월 17일은 김형식 서울시의원의 사주를 받은 팽씨가 채권자 송모 씨를 살인한 3월 3일 이후인 것으로 알려져 김 의원의 태연함이 누리꾼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편 경찰은 29일 김형식 서울시의원이 지난 3월 내발산동에서 발생한 '재력가 살인사건'에 연루됐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형식 서울시의원은 2010~2011년 사이 송씨에게 4차례에 걸쳐 5억2000만 원을 빌린 뒤 "돈을 빨리 갚지 않으면 재선에 못 나가게 하겠다고 송씨가 협박한다"며 팽씨에게 살인을 사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6·4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형식 서울시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었지만 24일 경찰에 체포된 뒤 탈당했다.
김형식 의원은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으나 팽씨는 경찰 조사에서 김형식 의원이 7000만 원가량 되는 빚을 탕감해 주겠다며 범행을 교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인 팽씨의 진술이 구체적인 데다 증거도 명확해 김 의원이 혐의를 벗기는 어려워 보인다.
팽씨는 지난 3월 3일 강서구 내발산동 송씨 소유 건물에서 피해자의 머리 등을 둔기로 수십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팽씨는 김형식 의원이 "(살인) 왜 안 해?"라며 범행을 독촉했으며, 이후 송씨의 동선과 살인에 적합한 시간을 알려주고 범행 도구까지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팽씨는 "김형식 의원에게 살인 지시를 받고 살인 무기(손도끼와 전기충격기)도 건네받았다. 살해 후 증거물을 태운 것도, 중국으로 도망간 것도 김형식 의원의 지시였다"고 진술했다.
또한 팽씨는 김형식 의원이 범행 전 자신에게 "만약 잡히면 '김형식 의원에게 갚을 돈이 있는데 송씨가 김형식 의원을 경제적으로 압박해 나에게 돈을 갚으란 압박이 올까 봐 죽였다'고 진술하고, 여의치 않으면 자살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팽씨는 중국 공안에 체포된 뒤 김형식 의원에게 전화했지만 "목숨을 끊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팽씨는 중국 구치소에서 대여섯 차례 자살을 기도해 중국 공안이 결박을 해놔야 했다.
김형식 의원은 "살인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건네줬다는 전기충격기에 대해선 "호신용으로 차에 넣고 다녔는데 없어졌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은 김형식 의원과 팽씨가 범행 전후 수차례 '대포폰'과 공중전화로 통화한 기록, 김형식 의원의 지장이 찍힌 5억2000만 원의 차용증이 피해자 송씨의 금고에서 발견된 점, 팽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 점을 근거로 김형식 의원의 혐의가 충분히 입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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