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자동차업계는 현대차와 쌍용차의 ‘연비 과장 논란’으로 떠들썩했다. 미국 포드자동차가 국내 구매자에게도 보상을 결정한 것도 연비향상을 강조하려다 생긴 일이다.
이처럼 자동차 연비는 국내외에서 ‘핫이슈’가 됐다. 그렇다면 수입차와 국산차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디젤 시장에서 올해 출시된 차량들의 연비는 어떨까?
올해 상반기 국내 디젤 최고의 연비왕은 ‘BMW미니’, 최악의 연비 자동차는 ‘랜드로버’로 조사됐다. 국산차 중에서는 ‘르노삼성’의 ‘SM5 D’가 연비왕에 올랐고, 기아차 카니발은 기름먹는 '하마'의 불명예를 안았다.
그 뒤를 이은 것은 벤츠의 ‘C220 블루텍’ 모델이다. C220 블루텍의 표시연비는 복합 17.4㎞/ℓ로, 기존 C220 CDI(15.6㎞/ℓ)와 비교해 12%가량 향상됐다. 도심연비는 15.1㎞/ℓ, 고속도로연비는 21.3㎞/ℓ로 친환경 디젤 모델답게 고속 주행에서 연료 효율성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유류비는 같은 조건에서 145만3962원이 소요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최악의 연비를 보인 '기름먹는 하마'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 3.0’으로 2600㎏의 육중한 덩치만큼이나 연비도 9.3㎞/ℓ, 최하 5등급을 기록했다. 연간 유류비만 268만9048원 정도가 들어간다.
2014년 출시된 디젤 차량 중 높은 연비 10순위에는 대부분 수입차들이 차지했다. 국산차 중에는 7월부터 본격 판매되는 르노삼성의 ‘SM5 D’만 공동 9위로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SM5 D는 복합연비 16.5㎞/ℓ로 국산차 연비왕을 차지했다. 도심연비는 15.1㎞/ℓ 고속도로연비는 18.7㎞/ℓ로 하이브리드 차량에 버금가는 연비를 자랑했다. SM5 D는 프랑스 르노의 1.5 dCi 디젤 엔진과 독일 게트락사의 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을 조합해 높은 연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지난 23일부터 사전계약을 실시했으며 오는 3일 런칭행사를 갖고 본격적으로 판매 개시에 나선다.
그 뒤를 이은 것은 현대차의 ‘그랜저 2.2 디젤(17인치 타이어)’로 복합연비 14.0㎞/ℓ를 기록, 2등급 판정을 받았다. 1년 유류비는 178만6296원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되는 준대형 디젤 승용차라는 면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산차 중에서 최악의 연비를 기록한 자동차는 기아차 ‘카니발 2.2디젤 하이리무진’이다. 8년 만에 새 얼굴로 돌아온 올 뉴 카니발의 파생형 모델로 복합연비 10.3㎞/ℓ를 기록했다. 1년 유류비만 242만원을 넘을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쌍용차의 ‘코란도 투리스모 샤토 9인승’이 복합연비 10.5㎞/ℓ로 동급 차종과 비교했을 때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디젤열풍의 이유를 저렴한 연료비와 높은 연비를 꼽는다. 유류세 차이 등으로 인해 국내에서는 디젤이 가솔린보다 리터 당 연료가격이 평균 200원 가량 싸기 때문이다. 동급 모델 기준으로 디젤엔진의 연비효율이 리터 당 4∼5㎞ 이상 높은 점까지 감안하면 가솔린차와 디젤차 간 유지비 차이는 더 벌어진다.
실제로 디젤의 인기는 판매량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디젤차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19.4%나 늘었다.
업계관계자는 “연비는 차량의 공인연비도 중요하지만 운전자의 운전습관도 연비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소”라며 “차량 구입시 단순히 연비만을 비교해 구매하기보다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는 차량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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