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가' 월드컵 중계…멀어진 시청자와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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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3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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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가[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아빠 어디가' 가족들이 브라질로 떠났다. MBC 월드컵 중계를 맡고 있는 김성주, 안정환 가족은 물론 윤민수 가족까지 함께했다. 하지만 그동안 시청자와 소통하며 큰 인기를 끌어온 '아빠 어디가'는 어쩐지 우리와 동떨어진 이야기를 풀어내며 낯선 분위기를 자아냈다.

29일 방송된 MBC '일밤-아빠 어디가'에서는 2014 브라질 월드컵 MBC 중계에 참여한 안정환, 김성주 가족이 브라질로 향하는 에피소드를 다뤘다. 윤민수의 아내와 아들 윤후도 함께했다. 현지에서 중계진으로 활약하고 있는 아빠들을 만나고 알제리전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드라마 스케줄 문제로 참석하지 못한 류진, 성동일, 정웅인 가족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은 지난 13일 브라질로 출국했다. 이들은 브라질에 대한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남편을 기다리던 아내들은 뛰는 가슴을 진정시켜야 했고 낯선 이국땅을 밟는 아이들도 즐거워했다.

아빠 김성주와 안정환이 탄 비행기는 몇 시간이나 연착됐지만 '극적인 상봉'에 아이들은 눈물을 훔쳤고 아빠가 해설하는 경기장을 찾아 한국과 알제리전 경기도 구경했다.

하지만 이들의 모습을 본 시청자는 웃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시골에서 잠을 자고 시냇가에서 물놀이하며 시청자와의 공감대를 쌓아가던 '아빠 어디가'는 지구 정반대 편인 브라질에서 월드컵을 즐기고 있었다. 하루를 꼬박 걸려야 갈 수 있는 먼 나라였지만 '아빠 어디가'와 함께라면 상관없는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평범한 초등학생은 어떨까? 한창 학사일정을 이어가고 있는 6월에 초등학생에게는 일주일 이상의 시간도, 300만원에 달하는 비행기 값도 부담이다. 외국에서 일하고 있는 아빠를 만나기 위해 한걸음에 달려갈 수 있다니, 얼마나 현실성 없는 이야기인가.

시간과 돈을 들여 브라질에 갔다고 해도 마스코트 키즈가 되는 일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이날 윤후는 브라질 월드컵 마스코트 키즈로 마스코트 플레코와 함께 행진했다. 전세계에서 22명의 아이들만 뽑혀 그라운드를 누비는 행사다.

'아빠 어디가'가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MBC가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수익인 광고 매출을 위해 '무한도전'과 '아이돌 풋살 월드컵'이 월드컵 관련 홍보에 열을 올렸다. '아빠 어디가'는 아예 김성주와 송종국, 안정국을 중계석에 앉혀 '3인 중계' 효과를 보려고 노력했다.

'아빠 어디가'는 순수한 아이들이 아빠와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이 출연하는 만큼 어른들의 욕심보다는 동심 가득한 이야기를 담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빠와 함께 시골을 뛰어놀고 시냇물에 빠지고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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