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 금융권, 하반기에도 기업부실에 고민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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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0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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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단ㆍ동부제철 자율협약 절차 개시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이른바 '동부그룹 리스크'가 확산되면서 하반기에도 성공적인 기업 구조조정 여부는 금융권의 최대 고민거리가 될 전망이다.

여전히 채권단은 동부제철, 동부CNI 등에 대한 지원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인데다 현대그룹과 한진그룹 등에 대한 구조조정도 신속히 진행해야 할 처지이기 때문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이 동부제철 지원에 협조하기로 하면서 채권단과 동부제철 간 자율협약 절차가 개시된다.

동부제철 채권단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실무자 회의를 열고 동부제철 자율협약 진행을 위한 사전협의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신보는 신속인수제를 통해 동부제철 회사채 차환발행을 지원하게 된다. 채권단은 지난달 24일 동부제철과 자율협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지만 신보가 신규지원분에 대한 우선변제권을 요구해 워크아웃 전환 가능성도 제기됐었다.

그러나 신보가 입장을 바꿔 신규 지원분에 대한 우선변제권을 양보하고 동부제철 지원에 참여키로 한 것이다. 동부제철 자율협약 신청서는 현재 일부 미비한 부분이 있어 오는 7일 자율협약 개시 전까지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동부제철 자율협약 여부는 일단락됐지만 동부CNI에 대한 자금 지원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동부CNI는 오는 7일(200억원)과 14일(300억원) 총 5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지만 여전히 산은은 동부CNI에 회사채 상환자금을 지원할 계획이 없다.

동부CNI에 자금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동부그룹은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더욱 어려워진다. 산은 관계자는 "동부CNI의 전체 차입금 2500억원 중 은행 대출 비중은 미미하기 때문에 그룹 자체적으로 해결 방안을 찾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욱 큰 문제는 현재 '발등에 떨어진 불'인 동부그룹 문제를 해결한다 해도 앞으로 현대그룹과 한진그룹 구조조정 문제가 금융권을 뒤흔들 수도 있다. 두 그룹은 이미 계열사 매각이나 증자 등을 통한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 역시 회사채 발행이 많아 '관리대상계열'에 선정된 두 곳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지나치게 기업을 옥죄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건전성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산업은행은 STX그룹을 지원함에 따라 1조4000억원의 적자를 감수해야 했다. 또 이번 동부제철의 자율협약으로 최대 수천억원의 충당금까지 쌓아야 할 처지다. 이런 상황인 만큼 홍기택 산업은행장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아들 남호씨의 동부화재 지분을 담보로 제공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을 정도로 채권단의 구조조정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건전성은 결국 기업 부실 여부에 달렸다"며 "하반기에도 여신 관리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올해 42개 주채무계열 중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14개 기업을 재무구조개선약정 대상으로 지난 5월 선정했다. 현재 동부를 제외한 나머지 대상 기업과는 약정을 맺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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