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처세왕'은 아이스하키를 전공하는 고등학생 이민석이 우여곡절 끝에 형을 대신해 대기업 본부장으로 입사해 겪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그린 작품. 서인국은 아이스하키 최전방 공격수에서 졸지에 대기업 본부장이 된 이민석을 맡아 극을 이끌고 있다.
'고교처세왕'으로 돌아온 서인국은 부쩍 성장해 있었다. 정확히 2년 전 '응답하라 1997'로 복고 열풍에 인국 앓이를 더했던 그가 스타가 아닌 배우로 돌아온 것. 자신을 똑 닮은 형을 대신한,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에서 애드리브로 위기를 모면하는 순발력과 재치, 정수영(이하나)의 재계약 불발 문제를 두고 유진우(이수혁)와 빚는 첨예한 갈등 등 세밀한 감정 연기를 소화해내며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조직의 계파, 회사원들의 치열한 전략, 계약직 사원의 고단한 삶을 비추고 있는 이번 작품에서 어린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연기는 몰입을 높임과 동시에 공감을 이끌어낸다. 서인국을 필두로 이하나, 이수혁 등 출연 배우가 전하는 삶의 단상이 묵직한 감동과 여운을 자아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09년 '슈퍼스타K'를 통해 데뷔한 서인국은 지난 5년간 찬찬히 단계를 밟아왔다. '부른다'(2009)를 통해 데뷔 무대에 섰고, '애기야'(2010)로 여심 훔치기에 성공하더니 '밀고 당겨줘'(2011)로 팬과 밀당하는 가수가 됐다.
변신은 끝이 없었다.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에서 특유의 예능감을 발휘하며 시청자의 눈도장을 받은 서인국은 활동반경을 가요 무대에서 TV로 옮겼다. 드라마 '사랑비'(2012)에서 통기타 연주를 사랑하는 뚝심 있는 순수청년 김창모 역을 맡아 첫 정극 연기에 도전했고, 연이어 출연한 '응답하라 1997'(2012)은 복고 열풍에 '인국 앓이'를 더하며 그를 스타덤에 올렸다.
스타가 된 서인국은 제자리에서 걷지 않았다. 드라마 '아들 녀석들'(2012)과 '주군의 태양'(2013) 등 장르를 가리지 않았고, '어떤 안녕'이라는 5부작 단편 드라마에도 출연하며 폭 넓은 필모그라피를 쌓았다. 연기력을 갈고 닦으며 다듬어진 내공은 '고교처세왕'에서 여실히 발휘됐다.
'고교처세왕'에서 '응답하라 1997'과는 다른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한 단계 도약을 꾀한 그는 선배 배우 이하나와의 호흡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불 붙고 있는 러브라인에서도 어색함이 없다는 말이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게 불과 5년 만에 이루어졌다는 거다.
방송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인국은 팬을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긴다. 팬과의 소통이 1순위이고,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팬과의 만남을 구상한다고. 서인국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팬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했던 의리 때문이 아니었을까.
소속사 관계자는 "서인국은 굉장한 노력파다. 밤낮 없이 연습에 매진한다. 드라마가 끝나면 앨범 발매를 준비하고, 앨범 활동이 끝나면 스스로 콘서트를 계획한다. 그리고 또 다른 캐릭터를 위해 관찰과 연구를 거듭한다. 데뷔 5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자기관리를 해온 결과가 비로소 나타나는 게 아니겠느냐"고 부연했다.
모르긴 몰라도 서인국을 두고 가수라 부르는 사람이 더는 없을 게다. 스타가 아닌 배우가 되어 돌아온 서인국. 우리는 이제 그를 진정한 멀티플레이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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