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서울시 간첩사건 증거위조 혐의' 국정원 권과장 기소…"출입경기록 위조경위 못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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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02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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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증거문서를 조작한 혐의로 수사를 받다 자살을 기도한 권모 국가정보원 과장(51·4급)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잇따른 증거조작의 발단이 된 유우성(34)씨 출입경기록의 위조 경위는 밝히지 못한 채 마무리돼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팀장 윤갑근 검사장)은 1일 권 과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권 과장에게는 모해증거위조 및 사용,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사문서위조 및 행사 등 6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권 과장은 유씨의 간첩혐의를 입증하는 데 핵심적인 증거였던 '북한-중국 간 출입경기록' 문서를 위조해 검찰과 법원에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권 과장이 허룽시 공안국과 싼허병방검사참 명의의 공문을 위조하는 데도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권 과장이 허룽(和龍)시 공안국과 싼허(三合)변방검사참(출입국사무소) 명의의 공문을 위조하는 데도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지난 4월 이 처장 등을 기소하면서 위조 여부에 대해 확실한 판단을 보류한 유씨 출입경기록이 어떤 과정을 거쳐 위조됐는지는 규명하지 못했다.

검찰은 지난 5월 중국측의 사법공조 회신에 따라 출입경기록이 위조된 사실을 명확히 확인했으나 이 문건을 국정원에 전달한 협조자를 직접 조사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국정원 직원들이 출입경기록 위조를 지시하거나 최소한 묵인했다고 볼만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 중국 내 협조자가 위조된 출입경기록을 국정원에 전달했고 국정원은 그에게 사실상 속은 셈이라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협조자는 조사하지 않는 한 출입경기록이 위조된 경위를 알 수 없다. 국정원 직원들이 문서가 진짜라고 믿었다고 볼만한 정황도 있다. 위조된 줄 모른 채 위조수표를 가지고 있었다고 해서 처벌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당시 선양총영사관 부총영사로 있던 권 과장은 증거조작 논란이 불거진 후 입국해 세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고 지난 3월 승용차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을 기도했다. 권 과장은 수일 만에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을 회복했지만 기억상실 증상을 보이기도했다.

검찰은 권 과장을 시한부 기소중지했다가 지난 5월 문제의 문건들이 위조됐다는 중국 측의 회신을 받고 지난달 그를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권 과장의 운동능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단기기억상실증을 호소하고 있으나 재판을 받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기소했다.

이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받는 피곤인은 5명으로 늘어났다.

앞서 검찰은 증거조작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김모 국정원 기획담당 과장(47·4급)과 협조자 김모(61)씨를 구속 기소하고 이모 국정원 대공수사처장(54·3급)과 이인철 선양총영사관 영사(48·4급)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지난달 17일 열린 1심 공판에서 협조자 김씨만 유일하게 공소사실을 인정헸으며 나머지 국정원 직원 3명은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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